`원칙주의자'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융통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최근 들어 유연성을 발휘하며 대중과 가까워지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라이벌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 비해 일반국민 지지율이 낮은 상황에서 대중친화력을 높여 이를 보완하겠다는 속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표는 휴일인 6일 캠프 출입기자들과 함께 청계산 산행에 나섰다. 출입기자들과 함께 산행에 나선 것은 지난 97년말 정계 입문 이후 처음이다.
그는 당 대표 시절은 물론 대선주자 행보를 시작한 이후에도 참모들이 이 같은 산행을 권할 때마다 `보여주기식 쇼'라며 부정적 반응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조만간 경선출마 선언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이 전 시장과의 지지율 '격차 좁히기'에 나서는 만큼 언론과의 산행을 통해 각오를 다지고 다정다감한 인간적 면모도 보여줘야 한다는 캠프 참모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그 동안의 `고집'을 꺾었다는 후문이다.
박 전 대표는 지난달 4.25 재보선에서도 그동안의 `원칙'을 깼다.
그는 자신의 등장이 큰 혼잡을 야기할 수 있는 백화점이나 할인마트 내에서는 지원유세를 한 적이 없었지만 재보선 최고의 관심지역이었던 대전 서을에서는 후보측 요청을 받아들여 할인마트와 아파트내 상가 곳곳을 누볐다는 것이 캠프측 설명이다. 후보 지원 차원이었지만 대선주자로서 국민 속으로 보다 깊이 다가가야 한다는 전략도 고려됐을 법하다.
이밖에도 트레이드 마크였던 `육영수식(式) 올림머리' 스타일에서 탈피해 짧은 내림머리로 변화를 주는 것이나 너무 딱딱하다는 지적이 있던 강연에서 애드립은 물론 `유머'를 종종 구사하는 것 역시 이전과는 다른 모습이다.
캠프 관계자는 "자연스럽게 국민과 접촉하는 기회를 늘리고 국민의 관심을 끌어내 국민과 함께 하는 정치지도자라는 인상을 심어주겠다는 취지"라며 "그동안 비공개 일정이 많았던 면담도 앞으로 언론에 공개되는 일이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박 전 대표가 철저하게 지키는 원칙도 있다. 종교계 지도자나 고위급 외교인사들을 만나는 경우, 일정 자체는 물론 오갔던 대화 내용도 좀처럼 공개하지 않는다. 종교를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오해를 받거나 말이 와전돼 외교 문제화 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사학법'이나 `국가보안법 폐지' 등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자신의 신념에 어긋나는 사안들이나 `경선룰'과 같이 양측간 약속이 이뤄진 점에 대해서는 어떠한 정치적 타협도 없다는 `원칙'을 견지하고 있다.
또 `한번 내 사람이면 배신하지 않는 한 끝까지 내 사람'이라는 용인술의 원칙도 변함이 없다.
이런 관점에서 멀지 않아 구성될 경선대책위원회 역시 현 캠프 체제에서 커다란 변화는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선대위원장에는 안병훈 캠프본부장과 서청원 전 대표 등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으며 규모의 경우, 캠프가 구성된 이후 활동해 왔던 `실무파'를 위주로 현 캠프내 상근인력을 다소 상회하는 30여명 정도가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전 대표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캠프의 경선대책위원회 전환 시기에 대해서는 "(후보) 등록을 하게 되면 그 때 같이 시작되지 않을까 보고 있다"면서 "크게 달라지는 것이 있겠느냐"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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