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의장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두 주자에 대해 “소리(小利)를 버리고 대리(大利)를 찾아야 한다”며 “소인배처럼 작은 유·불리에 따라 떠들지 말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가 아니라 한나라당이 집권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전 의장은 두 주자에 대한 조언도 빠뜨리지 않았다.
그는 “대선을 절대로 쉽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며 “두 주자에게 분명히 말하는데 멋진 경선을 통해 모두가 승자가 되는 길을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나치게 자신의 이익에만 맞춰 떠들면 표는 다 떨어질 것이다. 자신의 주장이 합리적이어야 국민에게서 표를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 전 의장이 두 주자를 향해 “엄중 경고한다” “분명히 말해둔다”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을 것이다” 등의 표현까지 쓴 것은 향후 대선후보 경선 관리에서 두 진영의 눈치를 보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전 의장은 두 가지 경선관리 원칙을 밝혔다.
그는 “두 주자에게서 당헌이 부여한 기구가 경선 룰을 만들면 반드시 그 룰을 지키고, 경선관리위원회에 두 진영의 대리인은 단 한 명도 참여시키지 않겠다는 서약을 받은 뒤 경선관리위 활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두 진영에 줄 서 있는 사람들을 모아 놓으면 경선관리위는 싸움의 축소판이 될 것”이라며 “원외의 신망 있고 중립적이고 양식 있는 사람들로 위원회를 구성하는 게 선결 과제”라고 했다. 그는 “룰에 대한 위반 여부를 심판하는 자리에 두 진영 사람을 앉히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덧붙였다.
박 전 의장은 바람직한 경선 룰 중재안에 대해 “강재섭 대표가 굉장히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경선 룰을 결정하는 것은 당헌이 정한 기구가 하는 것으로 경선관리위는 권한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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