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호선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 지난달 27일 노 대통령과 열린우리당 정동영 전 의장의 오찬이 정 의장측 요청에 따라 이뤄진 사실을 확인하며 "정 전 의장 측에서 일방적으로 오찬 내용을 공개해 여러분의 의문이 있어서 청와대가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힌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천 대변인은 노 대통령이 정 전의장과의 면담에서 '열린우리당에 복당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정 전 의장측이 공개한 데 대해 "당시 대통령이 오찬을 하면서 정 전의장이 탈당을 하겠다고 해서 이를 만류하는 과정에서 설득하기 위해 한 말"이라며 "설득을 위한 역설이라고 보면 된다"라고 밝혔다.
천 대변인은 '노 대통령이 복당할 계획이 없다는 설명이냐'는 질문에 대해 "복당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바도 없고, 현재 그러한 계획은 전혀 세우고 있지 않다"고 답변했다.
천 대변인은 '향후 상황에 따라 복당의 여지가 남아 있는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전혀 새로운 상황이 전개된다면 별개 검토의 문제"라며 "그때 가서 당 지도부와 논의할 수 있지만 지금 당이 정상적으로 간다면 전혀 그럴 필요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브리핑에 열린우리당의 현 상황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담은 글을 게재할 예정이다.
천 대변인은 "대통령이 당 사수파라는 일부 오해가 있고 정 전 의장도 노 대통령과의 면담 이후 이러한 주장을 하고 있다"면서 열린우리당 움직임에 대한 노 대통령의 입장을 당 사수파로 분류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천 대변인은 이어 "대통령은 과거나 지금이나 지역당으로 돌아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부정적 의견을 갖고 있다"며 "지난 2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 중진들을 만난 자리에서 '전대를 통해 지도부가 구성되고 그 지도부가 당의 공론을 모아 질서있게 통합하면 이를 수용한다는 것이 대통령의 공식입장이며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말했다.
'노 대통령이 구상하는 통합의 그림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대해 천 대변인은 "통합에 대한 구체적 상을 그리고 있지는 않고 있으며, 통합의 주체는 대통령이 아니라 당"이라며 "당 지도부가 공론을 모아 질서있게 모아서 하면 반대 안한다는 것이지, 통합에 대한 구체적 상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찬회동에서 정 전의장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방북지원 △남북정상회담 개성 개최 △6자회담과 남북관계 병행추진 등을 거론한 데 대해 "남북관계도 신뢰로 하는 것이다. 정 전의장 의견은 이미 그렇게 하고 있다. 다만 정상회담 장소를 어디에서 했으면 좋겠다 아니냐는 지금은 중요하지 않은 제안"이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천 대변인은 전했다.
천 대변인은 "김 전 대통령 방북은 항상 지원한다는 것이고, 6자회담과 남북관계가 병행한다는 기존 청와대 입장은 분명하다"라고 말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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