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외교 소식통은 7일 “북한의 송금 중개 요청을 받은 미국이 이에 응하는 게 가능한지 검토하고 있다”며 “이번 주 내에 미국의 금융기관이 송금 중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BDA은행은 미국 정부가 ‘돈세탁 우려 기관’으로 지정했기 때문에 미국의 금융기관에 자금 이체를 할 수 없다. 따라서 미국 정부는 이번 송금 중개만 가능한 우회로를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미국의 금융기관을 통해 러시아나 이탈리아, 동남아시아 지역 은행의 북한 계좌에 BDA은행 자금을 송금하는 게 성사되면 곧바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관 초청 및 영변 핵 시설 폐쇄(shutdown) 조치를 취하겠다는 방침을 미국 측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이경선 외무성 보도국 부국장은 이날 평양에 지국을 둔 미국 AP텔레비전뉴스(APTN)와의 인터뷰에서 “폐쇄는 즉각 이뤄질 수 있으며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 정부는 3일 청와대에서 대통령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과 통일부, 재정경제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어 한국수출입은행이 북한 자금의 송금을 중개하는 방안을 논의했으나 은행의 신인도 하락 문제 등 때문에 송금 중개가 어렵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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