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시장과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경선 룰 문제에 대해 `극단적' 표현까지 동원해 `원칙 고수' 입장을 밝힌 것.
박 전 대표는 이날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당의 뜻을 따르겠다고 이 전 시장이 여러 차례 얘기했다. 그런데 경기하다가 선수가 이것 바꿔 달라 저것 바꿔 달라 혹은 내 마음에 안든다 이러는 게 어디 있느냐"고 말했다.
그는 "이번 문제는 어떤 것이 정도이고 원칙이냐로 얘기해야지, 양비론으로 갈 문제가 아니다"라고 언급한 뒤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당시 우리는 폐지는 안 된다며 싸웠다. 왜 싸우냐고 했는데 우리가 그냥 있어야 했었나"라고 반문하고, "싸움없는 평화가 옳은 것인지, 어떤 것이 옳은 것인지를 따져야 한다"며 경선룰 논란의 핵심은 `옳고 그름'의 문제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경선 룰과 관련해 "당원과 일반국민의 참여비율을 5대 5로 하자는 것은 제가 주장해서 2002년부터 시행해온 당의 원칙"이라며 "그 취지는 당원과 국민이 동등하게 참여할 기회를 보장하자는 것인데 마치 결과가 동등하게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여론조사 20%는 유효투표수의 20%로 이는 모든 경선에서 그렇게 해온 상식이자 당연히 지켜온 룰인데, 여론조사를 4만 명으로 하자는 것은 정말 말이 안되는 억지주장"이라며 "이는 남성과 여성의 투표율이 다르고, 영남과 호남의 투표율이 다르다고 해서 높은 쪽의 투표율에 맞춰 계산하는 식의 말도 안되는 억지 주장으로 이런 식이라면 두고두고 한국정치사에 문제가 될 것"이라며 목청을 높였다.
그는 김형오 원내대표가 전날 5개 중재안을 전국위원회에서 표결로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는 "애당심의 발로겠지만 잘못하면 이런 얘기는 기존합의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하고, "당이 원칙을 무너뜨리는 길로 가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강재섭 대표의 중재안에 대해서도 "중재안이라고 하면 자꾸 바뀐다는 말인데 그 말 자체가 문제가 있다. 중재안이 아니라 당 대표의 입장이라고 봐야 한다"면서 "흥정과 타협의 문제가 아니라 무엇이 옳은지를 선택할 문제이고 이럴 때 일수록 원칙과 대의명분을 지켜야 한다. 중간에 적당히 해서 그렇게 하는 것은 공당의 모습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후보 검증과 관련해 "한나라당이 세 번 눈물을 흘려서는 안되는 만큼 후보의 정책, 이념, 도덕성을 모두 검증해 본선 경쟁력이 있는 사람을 내세워야 한다"며 "당 경선이 끝나면 이 정권이 어떤 공격을 해올게 뻔한데 이것도 안한다고 하면 검증을 받기 싫다는 것 밖에 안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 전 대표는 이날 어버이날을 맞아 자신의 지역구가 있는 대구 달성지역을 방문했다. 그는 달성군민체육회관에서 열린 '제3회 달성군 혼자사는 어르신 경로 효 잔치'에 참석한 뒤 독거 노인들을 방문해 이들의 복지에 관심을 표명했다.
박 전 대표는 오후에는 대구시 인근의 동화사를 방문한 뒤 저녁께 귀경할 예정이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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