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출마 이명박 前시장은

  • 입력 2007년 5월 11일 03시 01분


현대건설 사장 시절이명박 전 서울시장(오른쪽)이 1986년 현대건설 사장 시절 코라손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현대건설 사장 시절
이명박 전 서울시장(오른쪽)이 1986년 현대건설 사장 시절 코라손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10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한나라당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정치(15년)보다 기업(27년)에 더 오래 몸담았다. 대선 출마 선언문에서 “국가 최고 권력자가 아니라 국가 최고 경영자가 되고자 한다”고 밝힌 그는 35세에 최고경영자 자리에 올라 ‘샐러리맨의 신화’로도 불린다.

▽단칸방 일곱 식구, 배고픈 소년=가난한 농장 목부의 아들로 태어난 이 전 시장은 어려운 가정형편 탓에 단칸방에서 일곱 식구와 살면서 초등학교 시절부터 생활전선에 나섰다. 중고교 시절에는 김밥, 풀빵, 엿, 아이스크림, 뻥튀기 장사를 하며 생활비를 벌었고 포항중, 동지상고 야간부를 졸업했다.

고교 졸업 후 빈손으로 상경한 그는 독학으로 1961년 고려대 상과대학에 입학했다. 이태원 재래시장 환경미화원으로 학비를 벌며 대학을 다니다 1964년 고려대 총학생회장 직무대행으로 6·3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복역하기도 했다.

▽12년 만에 CEO로=“적성을 바꾸십시오. 이 일이 내 적성에 맞다, 안 맞다 판단하지 말고 여러분의 적성을 일에 맞추십시오.”

이 전 시장은 현대그룹 근무 시절 신입사원들에게 늘 이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학생운동을 했던 그는 ‘적성’을 바꿔 기업인으로 변신한다.

대학 졸업 후 ‘현대맨’이 된 그는 정주영 당시 현대 사장에게 추진력을 인정받아 입사 5년 만에 이사, 12년 만에 현대건설 최고경영자(CEO)에 올랐다. 그는 1977년부터 1992년까지 현대건설, 인천제철 등 현대계열사 10개사의 사장 및 회장을 지냈다.

▽국회의원과 서울시장=이 전 시장은 1992년 14대 총선 때 민주자유당 전국구 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했고 15대 총선 때는 서울 종로에서 이종찬 새정치국민회의 후보와 노무현 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재선에 성공했다.

그러나 정치판에서 두 번의 쓴 맛을 보기도 했다. 1995년 지방선거 때 정원식 전 국무총리와의 민자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 패배했고, 1996년에는 선거법 위반으로 실형을 선고받고 의원직을 상실했다.

2002년 7월 민선 제3대 서울시장으로 당선되면서 재기한 이 전 시장은 ‘청계천 복원 사업’ ‘버스전용차로 등 대중교통체계 개편’ ‘서울숲 조성’ 등의 사업을 성공시키며 많은 지지층을 얻게 됐다.

▽이 전 시장의 가족=이 전 시장은 부인 김윤옥(60) 씨 사이에 3녀 1남을 두고 있다. 장녀 주연(36) 씨와 차녀 승연(34) 씨는 미국 줄리아드음악원에서 기악을 전공했고, 셋째 수연(32) 씨는 이화여대 미대를 나오는 등 예술적 기질이 강하다.

큰 사위 이상주(37) 씨는 삼성화재 법무담당 상무보, 둘째 사위 최의근(34) 씨는 서울대 의대 내과 전문의, 막내 사위 조현범(35) 씨는 한국타이어 부사장이다. 외아들 시형(29) 씨는 국내의 한 외국계 투자은행에 다니고 있다.

이 전 시장의 형제로는 자동차 부품업체 회장인 큰형 상은 씨와 둘째형 이상득 국회 부의장 등이 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내주초 선대위 발족… 의원들 전진배치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경선 준비를 위해 14일경 캠프의 경선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를 발족할 것으로 알려졌다.

선대위원장으로 내정된 박희태(사진) 전 국회부의장과 캠프 좌장 격인 이재오 최고위원 주도로 선대위 구성안을 만들고 있다.

선대위의 신속한 의사 결정과 효율적 운영을 위해 ‘위원장-부위원장-각 부문 본부장’ 체제가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또 당내 경선을 위한 선대위이기 때문에 현역 의원들이 전진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선대위 부위원장은 복수로 갈 가능성이 크다. 이재창 이상배 의원 등이 부위원장으로 거론되고 있다. 그 아래 전략기획본부장, 공보본부장, 홍보본부장, 정책본부장, 조직본부장 등을 배치하고 대변인과 종합상황실장 등도 둘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각 부문 본부장으로 권철현 이윤성 정병국 이방호 정두언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대변인에는 정종복 김양수 차명진 진수희 이성권 의원 등이 후보군에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곽지원 그룹의 활동도 눈에 띈다. 우선 이 전 시장의 각종 정책을 준비하는 자문위원과 교수단이 무려 500명 선에 이른다. 또 이 전 시장의 싱크탱크로는 국제전략연구원과 바른정책연구원이 대표적이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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