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 - 민주 ‘박상천 살생부’ 연일 공방

  • 입력 2007년 5월 17일 02시 54분


김한길 “다 빼고 통합이 되나”중도개혁통합신당 김한길 대표가 16일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날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민주당 박상천 대표가 말하는 ‘배제 대상’을 다 빼고 나면 통합해봐야 대선주자가 하나도 없는 세력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김한길 “다 빼고 통합이 되나”
중도개혁통합신당 김한길 대표가 16일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날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민주당 박상천 대표가 말하는 ‘배제 대상’을 다 빼고 나면 통합해봐야 대선주자가 하나도 없는 세력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민주당 박상천 대표가 밝힌 ‘좌편향 진보 인사’와 ‘국정 실패에 책임이 있는 인사’의 통합신당 참여 배제 원칙을 놓고 범여권 진영이 연일 티격태격하고 있다.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은 16일 통화에서 “불임 정당을 만들겠다는 것이냐. 자승자박이 될 것이다”고 비판했다. 박 대표의 논리대로라면 열린우리당 내 대선주자들은 모두 배제 대상이 된다는 것.

정 의장은 “(박 대표가 함께할 수 있다고 밝힌) 손 전 지사가 박 대표가 추진하는 ‘소(小)통합’ 신당에 올라탈 리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열린우리당 초·재선 의원들 모임인 ‘처음처럼’도 이날 오후 성명을 내고 “우리는 분열을 고착시키는 것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는 박 대표의 소통합에는 참여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열린우리당 내에서는 “차라리 우리끼리 당을 리모델링해서 살길을 찾자”는 얘기까지 나온다.

민주당의 통합 대상인 중도개혁통합신당 김한길 대표도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통합은 덧셈정치의 실천이며 망원경을 갖고 인물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서 현미경을 들이대고 흠결을 따지면 통합을 이룰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21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박 대표와 만나 이 점을 설득할 예정이다.

겉으로 보면 박 대표의 ‘특정그룹 배제론’이 역풍을 맞는 형국이지만 박 대표는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그는 이날 기자와 만나 “남이야 불임 정당을 만들든 말든 왜 (열린우리당이) 상관이냐”며 “대선후보가 부족한 점이 있지만 그런 상황적 이유 때문에 통합신당 창당의 원칙을 버릴 수는 없다. 국정 실패에 책임이 있는 인사들이 신당에 참여하면 국민은 신당을 열린우리당 아류, 2중대로 볼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대표는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낸 정세균 의장은 배제 대상이냐”는 물음에 “국정 실패의 책임자라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으나 정동영 전 의장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가깝지만 선공후사(先公後私)”라며 ‘배제 대상’에 포함돼 있음을 시사했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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