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법학과 동기생인 ‘폭탄주 친구’가 양 대선주자 캠프의 수장이 돼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다. 박희태 의원은 일찌감치 이명박 전 서울시장 캠프의 선거대책위원장으로 내정됐다. 조선일보 부사장 출신인 안병훈 씨는 올해 초 박근혜 전 대표 캠프의 본부장을 맡았다.
1938년생 동갑내기인 이들은 대학 졸업 후 검사와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뒤에도 친분을 유지해 왔다. 이 때문에 두 사람이 양 캠프가 도를 넘는 싸움을 벌이지 않도록 ‘완충’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도 적지 않다. 이들은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의 경선 룰 중재안을 놓고 양 진영이 대립할 때 대타협의 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양 캠프의 실질적인 좌장으로 캠프와 원내 사령탑 역할을 한다. 같은 3선 의원으로 김영삼 전 대통령의 ‘민주계’ 출신이기도 하다.
하지만 두 사람은 다른 정치행보를 보여 왔다. 이재오 최고위원은 ‘최형우 계보’를 이어 간 반면 김무성 의원은 YS의 차남인 김현철 씨와 가깝게 지냈다. 이회창 전 총재 시절에는 김 의원이 비서실장으로, 이 최고위원은 원내총무로서 경쟁하기도 했다.
남을 설득하는 데 탁월한 재능이 있는 이 최고위원은 2002년 지방선거 당시 이 전 시장의 서울시장인수위원회 위원장을 맡으면서 이 전 시장과 가까워졌다.
화통한 성격으로 보스 기질이 있는 김 의원은 박근혜 대표 시절 사무총장을 맡은 뒤 지금까지 박 전 대표를 돕고 있다.
두 사람은 양 캠프에서 전략기획을 담당하는 핵심 브레인이다. 이회창 전 총재는 2000년 권철현 의원을 대변인으로 발탁했다. ‘명 대변인’으로 이름을 날린 권 의원은 이 전 총재의 신임을 받고 후보 비서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2002년 후보 비서실장으로 대선을 치르면서 당의 전략기획 업무에 두루 관여하기도 했다.
행정고시와 사법시험을 모두 통과한 김재원 의원은 검사를 그만두고 변호사로 활동하다가 지난 총선에서 국회의원이 됐다. 박 전 대표가 당 대표이던 시절 기획위원장과 감찰단장을 지냈다. 경선준비위원회에서 박 전 대표의 대리인으로 참석해 치밀하고 차분한 논리로 협상을 진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두언 의원과 최경환 의원은 모두 초선이지만 양 캠프에서 종합 상황을 업무를 맡을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박 전 대표 캠프 내에서는 최 의원이 간혹 독단적인 결정을 한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두 사람 모두 행정고시 출신이며 최 의원이 고시 2년 선배다. 하지만 정치 입문은 정 의원이 2년 빠르다. 정 의원은 2000년 국무총리비서실 이사관을 끝으로 16대 총선에 출마했고, 최 의원은 2002년 이회창 후보 정책특별보좌역으로 정계에 첫발을 디뎠다. 정 의원과 최 의원은 서로에 대해 ‘말이 통하는 관계’라고 한다.
재선인 이방호 의원과 허태열 의원은 1945년생 동갑내기로 부산고 동문이다.
이 의원은 수협중앙회 회장 출신으로 각종 선거를 수십 차례 치러 ‘선거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는다. 당내에서는 “선거판에서 이 의원보다 조직 관리를 더 잘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는 얘기가 있을 정도다.
허 의원은 박 대통령 시절 대통령비서실에서 근무하면서 박 전 대표와 인연을 맺었다. 내무 관료 출신인 허 의원은 외곽 직능조직 관리를 주로 맡고 있다.
양 캠프의 정책을 담당할 이재창 의원과 유승민 이혜훈 의원의 대결은 경륜과 패기의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이 전 시장 캠프의 선거대책본부 부위원장으로 거론될 정도로 중량감 있는 인사다. 환경처 장관, 교통부 차관, 3선 의원 등 경륜과 경험이 풍부하다.
유 의원은 2002년 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장을 거쳐 박 전 대표가 당 대표이던 시절 비서실장을 지냈다. 이때부터 그는 박 전 대표의 핵심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박 전 대표의 의중을 가장 잘 아는 사람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이혜훈 의원은 초선이지만 미국 랜드연구소 연구위원,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을 지내는 등 정책통으로 활약하고 있다.
비서실장으로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주호영 의원과 유정복 의원은 모두 초선이지만 차분하고 깔끔한 일처리로 정평이 나 있다.
주 의원은 판사 출신으로 불교계와의 각별한 인연을 갖고 있다. 이 전 시장이 ‘삼고초려’ 해 캠프에 합류했다. 박 전 대표도 탐을 냈다고 한다.
유 의원은 평소 조용한 성격으로 박 전 대표가 당 대표이던 시절 후반에 비서실장으로 호흡을 맞춘 이후 지금까지 비서실장 역할을 하고 있다. 주변에서는 “유 의원이 박 전 대표의 의중을 정확히 읽는다”고 평가한다.
임재현 비서관은 이 전 시장과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항상 같이 움직인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수행을 담당했고 미국 보스턴대에서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받고 귀국해 2005년 4월부터 이 전 시장의 곁을 지키고 있다.
안봉근 비서는 쌍용그룹 계열사 출신으로 박 전 대표 곁에서 늘 무뚝뚝한 표정으로 주변을 지킨다. 1998년 박 전 대표가 보궐선거에서 김석원 쌍용양회 명예회장의 지역구(대구 달성)에서 당선되면서부터 그의 비서로 활동하고 있다. 캠프에서는 그를 “박 전 대표를 위해서라면 목숨도 내놓을 사람”이라고 평가한다.
대선주자의 연설문과 발표 자료를 정리하는 메시지팀은 신재민(이 전 시장) 전 주간조선 편집장과 정호성(박 전 대표) 비서관이 맡고 있다.
올해 초 캠프에 합류한 신 씨는 한국일보 워싱턴특파원 시절 워싱턴에 잠시 머물렀던 이 전 시장과 인연을 맺은 뒤 그동안 정치적 조언을 해 왔다.
정 씨는 1998년 박 전 대표가 보궐선거로 국회의원이 된 직후부터 10년 가까이 그의 비서관으로 활동하고 있다. 캠프 내에서 박 전 대표의 의중을 잘 아는 인사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정병국 의원은 16, 17대 국회에서 내리 문화관광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을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는다. 김영삼 정부 시절 대통령비서실 제2부속실장을 지냈다.
백기승 홍보특보는 대우그룹 홍보담당 이사 출신으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핵심 측근 중 한 명이다. 지난해 말부터 박 전 대표 캠프에 합류해 홍보 기획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3선인 이윤성 의원은 KBS 기자 출신으로 당의 공보 업무를 도맡아 해 왔다. 신한국당 대변인을 지냈고, 1997년 대선에서는 대선기획단 홍보본부 전파매체 단장, 2002년 대선에서는 유세본부 본부장을 맡았다.
한선교 의원은 박 전 대표가 당 대표이던 시절 대변인으로 활동한 전형적인 ‘박근혜맨’. 한 의원은 잦은 구설로 캠프 내에서도 부정적 평이 많지만 박 전 대표의 동생인 박지만 씨와 절친한 친구라서 그런지 여전히 박 전 대표의 곁을 지키고 있다.
TV 토론과 이벤트를 담당하는 강승규 씨는 이 전 시장이 서울시장 재직 시절 공보업무를 담당했다. 박 전 대표 캠프의 미디어단장인 김병호 의원은 KBS 기자 출신으로 한나라당 홍보위원장 등을 지냈다.
대선주자 홈페이지 관리와 인터넷 홍보 등을 맡고 있는 사이버팀은 서울시 정무부시장 출신인 정태근 씨(이 전 시장 측)와 MBC 기자 출신인 곽성문 의원(박 전 대표 측)이 각각 맡고 있다.
일선 기자들과 활발히 교류하는 공보특보로는 이 전 시장 측 조해진 배용수 송태영 씨와 박 전 대표 측 이정현 구상찬 신동철 씨가 있다.
이 전 시장의 일정 관리는 김희중 씨가 맡고 있다. 1997년 이 전 시장 국회의원 시절에 비서로 채용됐다. 이 전 시장이 의원직을 상실했을 때도 이 전 시장 곁을 지켰고 서울시장 재임기간 내내 의전비서관을 했다.
김선동 부실장은 김영삼 정부 시절 청와대 정무수석실 행정관으로 근무했으며 한나라당 대표실 부실장을 지냈다. 그는 조만간 도봉을 당원협의회 위원장에 선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시장 캠프의 경제 정책은 강만수 전 서울시정개발연구원장, 유우익 서울대 교수, 백용호 이화여대 교수 등이 만들고 있다. 외교 안보 분야는 김우상 연세대 교수, 정책 관련 실무 총괄은 곽승준 고려대 교수가 담당하고 있다.
박 전 대표 캠프의 경우 경제 분야는 남덕우 전 국무총리와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 등이 맡고 있다. 외교 안보 분야는 공로명 홍순영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교육 분야는 이상주 전 교육부총리 등이 조언하고 있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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