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갈래 윤곽 드러나는 제이유 로비

  • 동아닷컴
  • 입력 2007년 5월 20일 15시 09분


제이유 그룹 주수도 회장이 검찰에서 자신이 지시한 로비에 대해 입을 열기 시작하면서 1년 넘게 진행된 제이유 비리 수사가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검찰은 이르면 다음주 로비 대상으로 거론된 정관계 인사들을 소환해 혐의가 인정되면 형사처벌 수순에 들어갈 방침이어서 경우에 따라 정치권 전반에 큰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세 갈래 로비 = 주 회장의 로비는 △사면ㆍ복권 및 수사 관련 사안 △세무조사 선처 △서해유전 개발사업 보호 등 세 분야에 집중됐다.

로비에는 18일 구속된 제이유 고문 A씨와 구속영장이 기각된 한정식집 여주인 송모 씨, 전직 국회의원 보좌관 등이 동원된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방문판매법 위반 혐의로 집행유예 중이던 주씨는 여러 경로를 통해 자신이 사면될 수 있도록 로비한 것으로 속속 밝혀지고 있다.

민주당 전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인 윤모 씨에게 2004년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될 수 있게 해주고, 방문판매법이 유리하게 개정될 수 있게 해달라며 주씨 측이 2억 원을 준 사실이 드러난 게 한 사례다.

사면 청탁이나 수사 관련 로비는 경찰에 마당발 인맥을 갖춘 A씨가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서해유전 개발 사업도 주씨의 로비가 활발했던 분야 중 하나다.

주 회장은 개인자금과 회삿돈 수십억원을 투자했던 서해유전 개발사업이 원만히 진행될 수 있도록 각별히 신경을 썼고, 이는 자연스럽게 로비로 연결됐다.

영장이 기각되긴 했지만 검찰은 해림갈비 여주인 송모 씨가 서해유전 개발사업 연장 허가 문제를 해결해 주겠다며 거액의 금품을 받았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찰은 송씨가 주씨 측에서 받은 돈을 정관계 인사들에게 다시 전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2004년 제이유그룹이 국세청에서 1321억 원의 세금을 추징당할 뻔 했다가 과세전 적부심사를 통해 532억 원으로 과세액이 줄어든 배경에도 주씨의 로비가 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검찰은 A씨 구속영장에서 A씨가 서울지방국세청을 대상으로 세무조사가 원만하게 끝날 수 있게 도와주겠다며 제이유측으로부터 6억3000만 원을 받은 혐의가 있다고 적시함으로써 세무조사 로비 또한 A씨가 주도적으로 개입했을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마당발 인맥을 자랑하던 A씨가 세무조사 선처를 청탁하는 과정에서 정관계 유력 인사가 연루됐을 개연성이 높아 이 부분 수사결과도 관심거리다.

◇협찬금 위법 가능성도 = 이번 수사에서 주수도 회장이 서경석 목사의 `나눔과 기쁨', 이부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회장을 맡고 있는 장준하 기념사업회에 협찬금 명목으로 수억원대 돈을 전달한 부분도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단체를 보고 돈을 건넸다 하더라도 사실상 개인에게 청탁할 목적으로 돈을 건넸다면 위법성이 있다는 게 법조계 인사들의 설명이다.

한 법조인은 자신이 다니던 사찰에 10억 원을 기부하도록 모 기업에 압력을 행사한 혐의(제3자 뇌물수수)로 기소된 이남기 전 공정거래위원장의 경우를 예로 들며 서 목사와 이 의장의 경우도 수사 결과에 따라 위법한 사안으로 결론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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