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후보 정책에 대한 토론과 논쟁을 통해 옥석이 가려진다면 정책토론회가 90일 경선 대장정의 초반 판세를 결정지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배경에서 당내 양대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측과 박근혜 전 대표측은 정책토론회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를 시작으로 내달 8일 부산, 19일 대전, 28일 서울까지 모두 네 차례에 걸쳐 진행되는 정책토론회는 애초 후보간 과열을 우려해 각 후보가 20분씩 자신의 경제정책 구상을 발표하고 사회자의 질문에만 답변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일부 대선주자측이 "제대로 된 검증을 위해서는 토론이 필요하다"며 이의를 제기해 정책에 대해 후보간에 질의응답도 가능한 방식으로 변경됐다.
이에 따라 각 후보는 7분간 자신의 경제정책을 발표하고 사회자의 개별 질문에 답한 뒤 10분씩 다른 후보의 정책에 대해 질의 및 응답 시간을 갖는다. 후보들에게는 5분씩의 추가 지정토론 시간도 주어지며 후보간 토론이 끝나면 국민 대표의 질문을 받게 된다.
정책 토론회는 당 인터넷방송이 생중계하고, 공중파 및 케이블 방송사와는 중계 여부를 협의 중이다.
◇이 전 시장
이 전 시장측은 '토론회 경쟁력'에서도 박 전 대표를 압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보이며 지지율 격차 벌리기의 기회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이 전 시장이 임기응변식 연설과 토론에 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다 콘텐츠의 폭과 깊이에서 단연 비교우위에 있다는 게 캠프측 주장.
특히 29일로 예정된 첫 토론회가 상대적으로 이 전 시장의 지지기반이 강한 광주에서 열리는데다 토론주제도 경제 분야라는 점에서 기선 장악의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로 한층 고무된 분위기다.
다만 이 전 시장으로서도 대선을 앞둔 첫 토론회라는 점에 적지 않은 부담을 느끼며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이 전 시장은 최근 자신의 정책외곽조직 국제전략연구원(GSI) 원장인 서울대 류우익 교수를 비롯해 고려대 곽승준 경제학과 교수 등 정책자문단과 수시로 심층토론 시간을 갖는 한편 토론문 작성도 직접 챙기고 있다고 캠프 관계자는 전했다.
아울러 TV토론에 대비해 양휘부 전 KBS 창원총국장 등 방송전문가들로부터 토론기법, 영상매체 대응방식 등에 대해서도 '과외수업'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캠프 핵심 관계자는 "토론회에서 2~3차 보충 질의 정도만 가더라도 이 전 시장의 우위가 적나라하게 드러날 것"이라며 "경제분야에서는 대기업 CEO 출신으로서 실물경제 경험이 풍부하고 다른 분야도 국회의원, 서울시장에 이어 대선주자로서 나름대로 콘텐츠를 쌓아왔기 때문에 우리측으로선 토론회를 학수고대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일각에서 이 전 시장의 말실수에 대해 우려하고 있지만 지금까지의 '실언 해프닝'은 비공식 석상에서 이뤄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전 대표
'약점으로 여겨지는 점은 불식시키고, 강점은 부각시킨다.'
박 전 대표측이 정책 토론회에 임하는 전략은 이렇게 요약된다. 특히 29일 광주에서 열리는 정책토론회가 첫번째인데다 주제가 경제분야라는 점에서 임하는 각오가 남다르다.
박 전 대표가 통일·외교·안보 또는 교육 등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경제 부문에서 약하다는 이미지가 있는 만큼 토론회를 통해 이를 불식시키는 기회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특히 경제 부문에서는 이 전 시장의 '한반도 대운하' 공약과 '신혼부부 1주택 공급 공약' 등에 대해서는 날카로운 '검증'의 칼날을 들이댈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자신이 발표한 경제정책과 감세정책 등을 제시하면서 경제에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이미지를 불식시킬 것으로 보인다.
캠프 부본부장인 최경환 의원은 "우리는 정말 경제에 자신이 있다"면서 "한 기업을 경영하는 것하고 국가경제를 운영하는 것은 완전히 차원이 다른 이야기인 만큼 이번 토론을 통해 (이명박 전 시장의) '경제 대통령'에 대한 허구가 다 깨질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와 관련해 박 전 대표측은 정책팀과 공보팀 소속 7~8명으로 구성된 '정책토론 TF(태스크포스)'를 구성, 토론 준비에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정책토론이 TV토론 형식으로 진행되는 만큼 KBS 보도본부장 출신의 김병호 의원이 박 전 대표의 자문역을 맡고 있고, 광고회사 임원 출신 허유근 씨와 백기승 전 대우그룹 홍보이사 등 홍보전문가들도 힘을 보태고 있다. 여기에 최경환, 유승민 의원등 캠프내 정책통들도 결합해 유기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최 의원은 "정책토론회를 외교·안보 등 박 전 대표의 강점은 더욱 강조하고, 경제 부문에 약하다는 선입관은 깨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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