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이명박, 경선 후보등록 "내가 먼저" 경쟁

  • 입력 2007년 5월 27일 15시 03분


한나라당이 이르면 이달내 경선후보 등록 공고를 내기로 한 가운데 양대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도 되도록 빨리 등록을 마치고 본격적인 경선 레이스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두 사람 모두 '한나라당 후보'에 대한 의지를 거듭 밝혀온 만큼 후보 등록을 망설일 이유가 없다는 생각으로, 이에 따라 등록 순서와 방식을 놓고도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이 전 시장은 10일 중앙선관위에 대선 예비후보로 등록함으로써 대권 가도를 선점했다고 보고 다가올 당 경선후보 등록도 '1등'으로 장식함으로써 여론지지율 1위 후보로서의 자신감을 보이겠다는 태세다.

그는 그러나 지나친 경쟁분위기 조성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지적에 따라 이번에는 큰 이벤트 없이 기자간담회와 지지자들에 대한 홍보 이메일 발송 등으로 출마선언의 뜻을 전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당내 경선에서 내놓을 캐치프레이즈는 '일하는 지도자'로, 차기정부 5년간은 정치보다는 경제를 우선함으로써 국가경쟁력을 올려놔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는 전략이다.

이 전 시장은 또 경선후보 등록을 계기로 지금껏 미뤄왔던 여의도 캠프사무실 '입성'을 선언함으로써 대권을 향한 대장정을 진두 지휘한다는 계획이다.

캠프 관계자는 "경선후보 등록 이후에는 이 전 시장의 명함도 '후보' 이름으로 바꾸고 캠프도 후보사무실로 공식 변경하게 된다"면서 "후보 등록에서부터 기선을 제압해 현재의 분위기를 연말 본선까지 가져간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에 맞서 박 전 대표도 첫날 가급적 빨리 후보 등록을 하는 동시에 여의도 캠프사무실에서 경선대책본부 현판식을 갖는 등 초반 기세 싸움에서 결코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는 또 같은 날 기자회견을 통해 출마선언문을 발표하고 중앙선관위에 대선 예비후보 등록도 마칠 계획이라고 캠프 관계자는 전했다.

출마선언문에 담을 경선 구호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국가운영 비전의 큰 틀을 제시하면서도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쉽고 구체적인 메시지를 담는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표는 후보등록에 앞서 이달말경 선대본부 구성을 발표하고 일찌감치 공식 경선진용을 갖출 계획이다.

선대본부에는 안병훈 본부장을 비롯한 '공동본부장' 체제가 검토되고 있으나 전체적으로는 현재의 조직에서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캠프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취약한 30,40대와 화이트컬러 계층에 어필할 수 있는 캐치프레이즈를 찾고 있다"면서 "출마 선언문도 추상적인 내용보다는 구체적인 정책 공약을 담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밖에 원희룡, 고진화, 홍준표 의원 등도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경선기탁금 문제만 해결되면 즉시 경선후보로 등록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한나라당이 '이-박' 두 후보의 갈라서기로 인한 분당을 우려해 후보등록을 서두르고 있으나 선관위의 경선 관련 규정이 예상치 못한 '복병'으로 등장, 등록시기가 연기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현행 선관위의 경선 위탁사무관리 규칙은 경선기간을 후보등록시부터 경선일까지로 하고 경선기간은 30일로 정하고 있다. 한나라당의 경선일이 8월 18일 또는 19일로 예상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후보등록은 7월 18일 이후에나 가능한 셈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황우여 사무총장은 "이 규정은 선관위에 대한 경선 위탁 기간을 의미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한 뒤 "실제 경선일을 30일로 정하는 것은 정당정치를 방해하는 것으로, 이런 의견을 선관위에 전달했다"면서 "후보 등록을 되도록 빨리 한다는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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