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전 내금강 시범관광 방문단 180여 명을 태운 버스가 강원 고성군 온정리 금강산 관광특구를 떠나 내금강으로 출발했다.
중간 지점인 해발 857m 고갯마루의 온정령굴(터널)에 이를 때까지 비가 그치질 않았다. 하지만 터널을 지나 거짓말처럼 날이 개고 내금강이 모습을 드러냈다. 남북 간 왕래가 실질적으로 끊긴 1948년 이후 59년 만의 개방이었다.
금강산 사업자인 현대아산은 27일부터 29일까지 내금강 시범관광을 실시했다.
내금강 코스는 다음 달 1일부터 남한 관광객에게 공개된다. 그동안 금강산 관광은 최고봉인 비로봉 동쪽 외금강과 해금강 지역에서만 시행됐다.
내금강 입구는 금강산 관광특구에서 44km 떨어져 있지만 버스로는 두 시간 이상 걸린다. 열악한 도로사정 탓이다.
이 길에서는 단풍리, 금강읍 등 북한 주민들이 살고 있는 마을을 차창 너머로 볼 수 있다. 하얗게 색칠한 단조로운 가옥들과 유리창이 깨진 아파트 등이 여과 없이 드러났다. 남한 관광객을 실은 버스를 신기한 듯 바라보는 북한 주민들도 눈에 띄었다.
등산로에 들어서면 흑룡담, 비파담 등 만폭팔담으로 불리는 8개의 연못을 거쳐 보덕암에 도착한다. 구리기둥과 쇠사슬에 의지해 절벽에 매달려 있는 암자가 산세와 어우러져 절경을 이뤘다. 이를 지나쳐 한국 최대 마애불인 묘길상까지 올라가면 내금강 코스가 끝난다.
따지고 보면 단순히 4.3km 길이의 등산길이 하나 더 열린 셈이다. 하지만 현대아산은 이 길을 열기 위해 1998년 금강산 관광 시작부터 9년을 기다렸다.
하지만 현대아산도 금강산 관광사업이 ‘의미’만으로 지속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현대아산은 이번 시범관광 기간에 금강산에 대규모 면세점을 유치했고 10월에는 골프장도 개장한다.
내금강 관광에 필요한 비용은 2박 3일 기준으로 42만 원. 수속료와 둘째 날 내금강 관광 비용 및 숙박, 교통료가 포함된 금액이다.
내금강=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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