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에 접어들면서 통합의 시한에 쫓긴 범여권이 중도개혁통합신당과 민주당의 합당 세력, 열린우리당 지도부와 정대철그룹이 추진중인 제3지대 신당, 소속의원들의 탈당 이후 재편될 잔류 열린우리당 등 3대 세력의 정립 구도로 향해 가면서 대선 예비주자들도 선택을 강요받고 있기 때문이다.
대선 예비주자들의 예상 행보를 보면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범여권 제 정파의 움직임을 관망하면서 독자세력화를 추진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고, 정동영 김근태 전 의장은 제3지대 신당쪽으로 무게를 두고 있으며, 천정배 의원은 시민사회세력과의 연대를 강화하면서 때를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손 전 지사는 오는 17일 기반조직인 선진평화연대의 출범식을 계기로 독자적인 정치세력화의 신호탄을 올린 뒤, 열린우리당의 개혁성향 초재선 의원들을 개별적으로 흡수해 서서히 힘을 길러나간다는 구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 전 지사측은 현 단계에서 범여권에 기대는 모습을 보이면 자멸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독자세력화에 총력을 다하고 범여권 제 정파와의 결합은 추후에 검토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선진평화연대는 지명도와 참신성을 갖춘 CEO, 학자, 법조인, 예술인 등 100명 안팎의 비정치인들이 추진위원을 맡되, 3만명 규모의 발기인에는 정치인들도 참여할 것으로 알려져 출범식을 통해 `손학규 사단'의 실체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열린우리당 김부겸 의원과 인천 등 수도권 의원들, 일부 초재선 그룹 등이 손 전 지사를 돕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동영 전 의장은 일단 현 지도부의 통합비상대권 시한인 오는 14일까지 지켜보되 시한을 넘긴 뒤에도 이렇다 할 성과가 없으면 탈당이 불가피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의장은 만약 탈당을 결행한다면 제3지대 신당에 참여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자신에 대한 `배제' 여부를 놓고 논란을 벌이고 있는 중도개혁통합신당+민주당 합당세력에 고개를 숙이고 들어갈 명분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미 정 전 의장의 계열인 채수찬 박명광 김현미 의원 등이 정대철그룹의 추가탈당 그룹에서 적극 활동하면서 길을 다지고 있는 상황이다. 정 전 의장은 중도개혁통합신당과 민주당의 합당이 이뤄지면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김근태 전 의장의 행보도 기본 틀에 있어서 정 전 의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현 지도부의 대통합 추진 작업을 지원하되, 14일까지 성과가 없으면 탈당을 결행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생각이다.
민주당 박상천 대표가 김 전 의장을 `좌편향 인사'로 규정하면서 배제하고 있는 상황에서 김 전 의장이 탈당후 선택할 곳은 제3지대 신당이 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의장의 측근은 "일정한 시간이 다가오면 선택하고 결단해야 하겠지만, 누군가를 배제하면서 기득권을 지키려는 세력에 기웃거릴 생각은 전혀 없다"며 "14일 이후 모든 것을 원점에서 검토하겠지만, 일단 제3지대에 힘을 보태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천정배 의원은 당장 특정 정치세력을 선택하기보다는 시민사회세력과 연대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행보를 가져가기로 했다.
천 의원의 측근은 "시민사회세력이 기존 정치권과 결합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일단은 시민사회쪽과의 신뢰와 연대를 두텁게 할 것"이라며 "민주당과는 같이 가야하겠지만, 일각의 배제론 주장은 호남 분열주의"라고 말했다.
한편 이해찬 한명숙 전 총리 등 친노성향 대선 예비주자들은 조금 다른 고민을 갖고 있다.
이 전 총리 등은 범여권 세력재편 과정에서 대통합을 지향하고 추진하되, 여의치 않을 경우 열린우리당에 남아 내부를 다지고 다른 정파와의 세 대결도 피하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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