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은 통합민주당이 한 발 앞선 상황이다.
그러나 열린우리당 통합파는 민주당과 중도개혁통합신당의 합당 선언을 “기득권에 안주한 총선용 소통합”으로 깎아내리며 ‘열린우리당 탈당을 통한 제3지대 대통합신당 창당’ 방침을 밀어붙이고 있다.
정동영 김근태 문희상 전 의장은 5일 공동성명을 통해 “총선용 소통합을 철회하고 대통합의 길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김 전 의장은 이날 강원 원주시에서 열린 통합번영미래구상 강연문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박상천 민주당 대표에 대해 “겉으로는 대선을 얘기하지만 실제로는 이미 한나라당에 권력을 넘겨줘도 좋다고 생각하는 세력”이라고 비난했다.
승부의 갈림길은 14일을 전후한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탈당 모양과 규모가 어느 정도 되느냐다.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이날까지 ‘시민사회세력+범여권 대선 후보+비(非)한나라당 제정파’가 모인 ‘제3지대 신당 창당’을 가시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여기에는 정세균 의장 등 당 지도부와 임종석 오영식 의원 등 초·재선그룹, 이목희 의원이 주도하는 ‘국민경선추진위원회’, 정동영 김근태 문희상 전 의장, 이해찬 한명숙 전 국무총리 등이 참여할 태세다. 이강래 이종걸 의원 등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일부 의원도 공감을 표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의원들의 개별 탈당 폭을 최소화하기 위한 단속에도 나섰다. 장영달 원내대표는 5일 “김한길 대표의 (4일) 발언 중 열린우리당 의원들을 영입한다는 취지의 언급이 있는데 정치 도의상 위험 수위를 넘는 중대한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반면 통합민주당은 합당에 따른 내부 분열을 최소화하고 열린우리당의 자동 와해를 유도한다는 생각이다. 특히 잠재적 불씨로 남아 있는 박상천 민주당 대표의 ‘특정 인사 배제론’을 진화하기 위해 김한길 중도개혁통합신당 대표가 적극적으로 나섰다.
김 대표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합의문에서 ‘특정 인사 배제론’이 빠졌고 박 대표도 이를 인정했다”며 “그러나 ‘배제론에 대한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는 박 대표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이를 묵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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