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로는 없다” 李 - 朴 배수진 승부 돌입

  • 입력 2007년 6월 11일 03시 04분


마지막에 웃을 사람은… 이명박 전 서울시장(왼쪽)과 박근혜 전 대표가 9일 경기 이천시 설봉공원에서 열린 한나라당 경기도당대회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이천=홍진환 기자
마지막에 웃을 사람은… 이명박 전 서울시장(왼쪽)과 박근혜 전 대표가 9일 경기 이천시 설봉공원에서 열린 한나라당 경기도당대회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이천=홍진환 기자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1, 2위를 달리고 있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가 11일 경선 후보로 등록하면 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의 최대 ‘불확실성’으로 지적돼 온 경선 불복 논란이 끝나고 분당(分黨) 시나리오가 소멸하게 된다.

경선후보로 등록하면 1위 득표자 말고는 탈당해 대선에 출마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른바 대선주자 ‘빅2’는 이제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게 되는 셈이다.

지난해 6월 각각 서울시장과 당 대표에서 물러난 뒤 대선 가도를 달리며 크고 작은 전투를 벌여 온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는 퇴로가 없어졌기 때문에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경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마지막 대혈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시장은 작년 추석 이후 더블 스코어 안팎의 차로 선두를 질주하며 ‘대세론’을 내세우고 있고, 박 전 대표는 20%의 확고한 지지층을 기반으로 ‘박근혜 대망론’의 불씨를 살려 왔다.

경선의 흐름을 뒤흔들 최대 변수는 최근 ‘이명박 X파일’로 불붙은 검증 공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지율 반전을 노리고 있는 박 전 대표 측이 도덕성 검증을 최대 승부수로 삼고 있는 데다 이 전 시장 측도 이에 맞서 ‘박근혜 X파일’ 검증을 심각하게 고민 중이기 때문이다.

두 주자를 둘러싼 이런 검증 의혹들은 내달 10∼12일 열리는 후보 검증 청문회에서 거의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서는 검증 청문회가 사실상 승부를 가르는 최대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이 전 시장 측은 일단 6월을 ‘네거티브(폭로·비방)의 달’로 규정하고 검증 국면을 정면 돌파하면서 ‘일하는 지도자’의 이미지를 굳혀 경선일(8월 19일 또는 20일)까지 선두를 지킨다는 전략이다.

캠프 관계자는 10일 “박 전 대표 측의 ‘6월 총공세’가 네거티브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네거티브 공방에서 살아남는 사람이 승리자가 될 것”이라며 “박 전 대표도 네거티브 공방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최근 일부 언론사의 여론조사에서 이 전 시장과의 지지율 격차가 종전보다 1∼5%포인트 좁혀진 것에 고무된 박 전 대표 측은 TV 토론 등을 통해 정책 검증까지 본격화되면 자연스레 대역전의 발판이 마련될 것으로 보고 있다.

캠프 상황실장인 최경환 의원은 “지난 토론회에서 이 전 시장의 한반도 대운하, 신혼부부 아파트 공급 등 공약의 허구성이 드러나면서 ‘경제 지도자’ 이미지가 깨졌다”며 “BBK 문제 등 도덕성 검증이 더 진행되면 7월 초에는 지지도가 역전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나 빅2는 검증 이슈 이외에도 경선의 승패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선거인단 구성 방식과 여론조사 기법 등을 놓고도 정면충돌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중론이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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