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현직 대통령이 대선에 개입하려는 것이나 전직 대통령이 ‘훈수 정치’를 하는 것 자체가 대선에서 중대한 문제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나라당은 특히 전현직 대통령의 파워게임 및 공조는 “좌파정권의 연장을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라고 비판했다.
나경원 대변인은 10일 논평에서 “실패한 정권은 그 책임을 지고 다른 정당에 정권을 내주는 것이 민주주의의 자명한 원리”라며 “정당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을 거부하고 언론의 자유를 철저히 짓밟는 노 대통령이야말로 민주주의를 퇴행시키는 반민주적 독재의 깃발을 높이 들었다”고 말했다.
나 대변인은 “그 (좌파정권 연장) 투쟁의 선봉장이 되고 있는 노 대통령은 온갖 교언영색으로 여권 선대본부장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며 “대통령 옷이 그렇게도 거추장스러우면 대통령 노무현을 벗어던지고 여권 선대본부장 옷으로 갈아입음이 어떨까 한다”고 덧붙였다.
황우여 사무총장은 “노 대통령의 한나라당과 대선주자에 대한 비난, 언론 탄압 등 노골적인 대선 개입이 6월 민주항쟁의 기본 정신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노 대통령은 민주항쟁 20주년을 자성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은 노 대통령의 잇단 발언이 경제 실정을 감추는 동시에 지지세력 결집을 통해 대선 초반 흐름을 주도하려는 노림수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노 대통령이 헌법과 법률을 집중적인 타깃으로 삼아 보수세력과 전선을 형성하려는 시도는 성공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당직자는 “노 대통령이 친노 세력과 민주주의 세력을 같은 편으로 포장하려는 이분법 구도를 생각하는 것 같은데 지금의 열린우리당과 범여권의 혼란상으로 볼 때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김 전 대통령의 범여권 통합 주장에 대해서도 비판을 계속하고 있다.
김형오 원내대표는 이날 성명을 통해 “김 전 대통령의 현실정치 개입에 대한 우려와 걱정이 현실화되고 있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마치 국민의 정부가 6월 민주항쟁의 독점적 계승자인 양 자처하는 것은 6월 민주항쟁의 정신을 자의적으로 왜곡하거나 축소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원내대표는 11일 오전 정치·외교·안보 분야 대정부 질문에 나서는 의원들과 긴급 회동을 갖고 노 대통령의 한나라당 비난 발언들을 분석해 대정부 질문에서 이슈화하기로 했다.
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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