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산하기관마저 국민연금 탈출

  • 입력 2007년 6월 12일 02시 59분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일부 정부 산하기관이 최근 국민연금 가입을 탈퇴해 사학연금으로 전환했거나 전환을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다. 11일 KDI와 사학연금관리공단, 기획예산처 등에 따르면 KDI 본원의 연구원과 사무직원들은 지난달 국민연금에서 사학연금으로 바꾸었다.

이에 앞서 한국과학기술원(KAIST), 광주과학기술원 등은 이미 국민연금에서 사학연금으로 옮겼으며,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는 최근 사학연금으로의 전환을 신청했다.

문제는 사립학교와 직접 관계가 없는 일부 기관이 사립학교 교직원과 가족들을 위해 만들어진 사학연금에 가입하는 게 적절하냐는 것이다. 정부는 최근까지 국책연구기관 내 대학원의 교수직 및 연구직(사무직 제외)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사학연금 가입을 허용해 왔다.

이에 따라 KDI도 산하 국제정책대학원만 사학연금에 가입했으나 지난달 중순 갑자기 본원(사무직 포함)도 사학연금으로 전환했다.

일부 기관의 이 같은 움직임은 사학연금이 국민연금보다 재정이 튼튼하고 혜택이 더 크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관동대 김상호(경영학) 교수가 최근 발표한 연금수익률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00년부터 근무한 사람의 평균수익비는 사학연금 등 ‘특수직 연금’이 3.53∼3.88로 국민연금의 2.22보다 훨씬 높다. 평균수익비는 가입자가 내는 보험료 총액과 비교해 돌려받는 연금의 비율을 뜻한다.

이에 대해 KDI와 예산처 측은 “대학원을 운영하는 기관은 사학연금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한 사학연금법에 따라 사학연금으로 전환한 것인 만큼 법적인 문제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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