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서민 웃음 되찾아 주겠다” 朴“화합으로 선진국 만들자”

  • 입력 2007년 6월 12일 04시 42분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11일 서울 강서구 염창동 한나라당 당사에서 대선후보 경선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그는 “대한민국을 다시 일으켜 세우고, 서민의 웃음을 되찾아 주겠다”고 말했다. 이종승  기자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11일 서울 강서구 염창동 한나라당 당사에서 대선후보 경선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그는 “대한민국을 다시 일으켜 세우고, 서민의 웃음을 되찾아 주겠다”고 말했다. 이종승 기자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11일 서울 강서구 염창동 한나라당 당사에서 “오로지 나라와 국민을 위해 사심 없이 봉사하는 지도자가 되겠다”며 대선후보 경선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11일 서울 강서구 염창동 한나라당 당사에서 “오로지 나라와 국민을 위해 사심 없이 봉사하는 지도자가 되겠다”며 대선후보 경선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이명박“서민 웃음 되찾아 주겠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11일 “한나라당이 집권해 대한민국을 다시 일으켜 세우고, 대통령이 되어 잃어버린 서민의 웃음을 되찾아 주겠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이날 대선후보 경선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청계천을 살려냈듯이 대한민국 경제를 살려내고, ‘대한민국 7·4·7 비전’(7% 성장, 4만 달러 소득, 7대 경제강국)을 성공시켜 대한민국을 세계 일류국가의 반석 위에 올려놓겠다”고 역설했다.

이 전 시장의 출마 기자회견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즉각적인’ 외연 확대 추진이다.

이 전 시장은 “국정 실패에 책임이 있는 세력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모여야 한다”면서 “미래 선진화 세력이 연대하는 과제를 경선이 끝난 다음으로 미루는 것은 안일한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계 일류국가로 가는 길목을 가로막고 또다시 과거 이념투쟁의 시대로 돌아가려는 세력에 맞서 싸워야 한다”며 “바깥의 우호적인 세력과 적극적 연대를 모색하는 것이 지금 더욱 필요하다”고 말했다. 당장 외연 확대를 추진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 전 시장은 최근 박근혜 전 대표 측의 검증 공세와 관련해 박 전 대표를 겨냥한 발언들을 쏟아 냈다.

이 전 시장은 “지난해 말 이후 제가 국민 지지율 1위로 앞서 나가자 온갖 흑색선전이 난무해 왔다”면서 “당 안팎에서 저를 끌어내리기 위한 공세가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당 안의 네거티브 공세 때문에 고통스럽다면서 “이것이 과연 한나라당의 같은 식구가 할 수 있는 짓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가 강조하는 ‘원칙’을 겨냥해 이 전 시장은 “이는 분명 반칙이다. 원칙을 깨는 행동”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서는 비판의 수위를 더욱 높였다.

이 전 시장은 “최근 노 대통령의 민주주의와 야당에 대한 도발적 행위는 저열한 정치적 노림수”라며 “단호하고 강력하게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정홍보처를 폐지하고 통폐합된 기자실을 복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시장은 이어 “노 대통령에게 강력하게 경고한다”며 “부디 헌법과 싸우지 말고, 국민과 싸우지 말고, 한나라당과 당의 유력한 대선주자들을 음해하지 말라. 계속 그렇게 한다면 국민적 저항에 부닥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김경준 씨가 투자 사기에 이용한 자산관리회사 BBK와 이 전 시장이 연관됐다는 주장이 끊이지 않는데….

“BBK와 법적으로도 사실적으로도 아무런 관계가 없다. 국회의원에게 면책특권이 있다고 무분별한 정치 공세를 펴는 것은 옳지 않다. 김경준 씨와 금융 관련 회사를 함께 설립했지만 중도에 문제가 있어서 포기했다. BBK와 내가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근거는 검찰과 금융감독원에 다 있다.”

―한반도 대운하 공약을 철회할 가능성은 없나.

“철회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 경부고속도로를 만들 때 많은 사람이 결사반대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한반도 대운하는 낙동강 영산강의 물 부족 문제, 오염 문제 등을 모두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모든 세력에 연대를 제안했는데 어떤 세력을 말하나.

“민주당과 국민중심당 일부 세력과도 함께할 용의가 있다. 정권 교체를 바라고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 원칙을 지키고자 하는 모든 정치세력과 시민세력이 함께해야 한다. 더는 시간을 늦출 수 없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박근혜“화합으로 선진국 만들자”▼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11일 “저는 오늘 대한민국의 지난 역사를 생각하면서 깊은 감회를 안고 이 자리에 섰다”는 말로 대선후보 경선 출마 선언을 시작했다.

그는 “저의 인생은 대한민국과 함께 여기까지 왔다. 단 한번도 ‘국민과의 약속’을 가벼이 생각한 적이 없다”는 등 출마 선언 곳곳에서 역사와 자신의 삶을 회상하며 진정성을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 자리가 얼마나 고독하고 막중한 자리인지 안다”며 “저에겐 부모도, 남편도, 자식도 없다. 저에겐 오직 대한민국만 있다. 오로지 나라와 국민을 위해 사심 없이 봉사하는 지도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부모에 대한 애틋한 감정을 표시하기도 했다. 그는 “밥상에서 가난한 국민의 모습을 보면서 목이 메어 밥을 넘기지 못하시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자랐고 평생 가난하고 어려운 이웃을 돌보시다 갑자기 돌아가신 어머니의 삶을 대신해 어려운 이웃들을 도우며 살았다”고 회상했다.

박 전 대표는 “대한민국을 바로 세워서 5년 안에 선진국의 기적을 이루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이념화합, 세대화합, 지역화합의 국민 대화합으로 번영의 새 시대를 열겠다”고 역설했다.

그는 “세계가 투자하고 싶고, 일하고 싶고, 살고 싶은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작은 정부, 큰 시장의 철학으로 세금과 정부는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와 사회제도를 바로 세워서 일자리를 만들어 경제를 확실히 살려 놓겠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산업화, 민주화 세력이 손을 잡고 새로운 선진한국을 건설하고자 한다”며 과거 민주화 세력과의 화합을 시도했다.

그는 “아버지께서 못다 한 두 가지를 꼭 하려 한다”며 “하나는 대한민국의 선진화이며, 또 하나는 그 시절 고통을 받았던 분들에게 보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 아버지 시대에 불행한 일로 고초를 겪으신 분들의 희생에 보답하는 길은 민주주의를 더욱 꽃피우고 나라를 잘살게 하는 것이라는 점을 잊지 않겠다”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과거와의 화해를 강조했는데 어떻게 실현할 건가.

“산업화와 민주화에 헌신한 분들은 비록 가는 길은 달랐지만 모두가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자신의 위치에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분들이라고 생각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국가원수로서 대접하는 것이며 그분과의 관계를 이용해 정치세력을 만드는 것은 옳지 않다.”

―당이 검증 공방으로 소란스러운데….

“대통령 후보로 나서는 사람은 누구나 철저히 검증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 저도 예외가 아니다.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 나라의 운명까지 맡는 막중한 자리다. 어차피 우리가 안 하더라도 본선에 가면 지금보다 더 철저하고 가혹한 검증이 기다리고 있다.”

―한나라당 후보가 돼야 하는 이유는….

“국민은 너무나 지쳐 있고 힘들어한다. 민생, 안보, 사회분열 등 총체적 위기를 맞고 있다. 국가 지도자의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부족한 데 원인이 있다. 국민에게 사심 없는 마음으로 헌신할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결심했다.”

―좁혀지지 않을 것 같던 지지율 격차가 최근 조금씩 줄어드는데….

“광주와 부산에서 열린 정책토론회를 통해 국민이 누가 준비가 잘된 후보인가에 대해 본격적인 평가를 시작했다. 그 영향이 지지율에 미치고 있다고 생각한다. 여태까지 특별한 비책을 가지고 정치하지 않았다. 앞으로도 사심 없이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으로 정치할 것이며 제가 가지고 있는 정책과 비전을 국민에게 알리고 호소할 것이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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