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광화문문화포럼(회장 남시욱) 주최로 열린 아침공론 마당에서 고은 시인은 '만남'이란 주제의 강연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최근 대통령과 언론의 관계를 어떻게 바라보느냐"는 질문을 받고, "대통령의 언어와 관련해 우리는 미증유의 대통령을 경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의 언어에는 위선적 품위나 품격이 필요하다"며 "노 대통령의 언어는 명분을 벗어던진 적나라한 언어이며, 앞으로 정치에서 (품위 있는 언어를 구사하는 것은) 필요한 자격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은 시인은 "역대 대통령 가운데 자신 만의 문체를 가진 사람은 이승만 김대중 전 대통령 등 두 명에 불과했다"며 "이 전 대통령은 늘 문장화된 언어를 썼으며 비서가 써주는 문장이 아닌 자기만의 문체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대선을 앞둔 정치권에 대해서도 "자신 만이 정의라고 외치는 입만 있지 타인의 얘기를 경청하는 귀는 없다"고 질타했다. 그는 "나도 올해 대선용으로 발언해보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여러 발언이 나오고 있어 내 언어는 필요없지 않나 생각한다"며 "집에서 시나 쓸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지영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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