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민주당 출범 20일 이후로 연기

  • 입력 2007년 6월 14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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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개혁통합신당과 민주당의 합당 진행이 삐걱거리는 모습이다.

신설 합당 방식으로 창당하기로 한 ‘통합민주당’의 법적 등록 절차인 양당 수임기구 합동회의 소집이 당초 14일에서 20일로 연기됐다. 1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신당 등록을 하려던 계획도 차질을 빚게 됐다.

양당이 밝힌 이유는 ‘15일 열린우리당을 탈당하기로 한 의원들이나 이미 탈당한 초·재선 의원 등 더 많은 의원이 쉽게 합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는 것. 하지만 속사정에 대해선 여러 말이 나온다.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을 계기로 통합신당과 민주당 간의 ‘소통합’보다는 각 정파와 계파가 모두 참여하는 ‘대통합’ 쪽으로 저울추가 다소 기울면서 굳이 양당 합당으로 운신의 폭을 좁힐 필요가 있느냐는 계산이 깔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합동회의 소집 연기 결정이 임종석 김부겸 의원 등 열린우리당 초·재선 탈당파들이 통합신당 김한길 대표, 민주당 박상천 대표를 만난 뒤 이뤄진 것을 주목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여기에 민주당이 아직도 갚지 못한 2002년 대선 빚 42억여 원의 처리도 합당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통합민주당이 탄생하면 민주당의 부채가 고스란히 승계되는데, 만약 채권자들이 통합민주당을 상대로 가압류 등 법적 조치를 취하면 통합민주당에 지급될 분기당 12억 원씩의 국고보조금이 날아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시도당 개편, 사무처 직원 등에 대한 지분 문제도 양당 간에 견해차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희선(서울 동대문갑) 의원이 13일 열린우리당에 탈당계를 제출했다. 이로써 열린우리당 의석수는 89석으로 줄어들게 됐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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