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조수진]盧대통령의 견강부회 말잔치

  • 입력 2007년 6월 16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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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상식과 동떨어진 독특한 논리의 자기주장을 거듭하고 있다. 노 대통령은 15일 보도된 한겨레신문과의 특별 인터뷰에서도 견강부회식 주장을 많이 했다.

‘선거중립 의무를 어겼다’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결정에 대해 노 대통령은 “헌법기관의 판단이라고 해서 불복을 못하게 하면 민주주의가 아니다”고 또다시 반발했다. 선거법에 대해서도 “대통령의 정치적 활동의 권리는 기본권인데 선거법으로는 아무 정치활동을 할 수가 없다”며 잘못된 법이란 인식을 드러냈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정권 교체’ 주장에 대해서는 “정권 교체란 말이 선거로 교체하겠다는 말인데, 전부 (선거법에 저촉되는) 사전 선거운동이다”고 주장했다. 한마디로 ‘내가 하면 합법, 남이 하면 위법’이라는 식의 주장인 셈이다.

‘동문서답’식 답변도 많았다.

노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이 나서 야당 대선 후보들의 공약을 따져 보자고 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대통령더러 그 말을 하지 못하게 하려면 야당도 대통령을 공격하지 말아야 한다”고 답했다.

선거법 논란을 빚은 “한나라당이 집권할 것을 생각하면 끔찍하다”는 참여정부평가포럼에서의 발언이 적절했느냐는 질문에는 “나는 그때 대통령이 아니라, 한 정치인으로서 강연한 것”이라고 답했다.

브리핑룸 통폐합 조치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는 “기자실 안에 ‘알 권리’가 있는 게 아니다”며 “공무원들이 기자들을 기피하고 몸을 움츠리고 정보를 자꾸 숨기려고 하는 것은 제가 풀어 드리겠다”고 알쏭달쏭한 말을 했다. 정부의 브리핑룸 통폐합 조치 발표 이후 부실 브리핑과 공무원들의 취재 기피 현상이 곳곳에서 일어난다는 보도를 노 대통령은 아직 보지 못한 것 같다.

‘전지전능한 정권은 없는데 최근 대통령의 발언을 보면 경제지표나 수치를 갖고 너무 자화자찬하는 게 아닌가란 게 상당수 국민들의 생각인 것 같다’고 질문하자 노 대통령은 “증거를 갖고 이야기하자고 하니까 왜 그걸 가지고 자화자찬이라고 이야기하는가. 지표가 정확하니까 언론이 받아쓰는 것 아닌가. 그게 왜 자화자찬이냐”고 발끈하기도 했다.

사조직 논란을 야기한 참여정부평가포럼에 대해 노 대통령은 “노무현을 지키는 조직”이라며 사실상 사조직임을 인정했다. 중앙선관위는 “참평포럼은 선거법에 저촉되는 사조직이 아니다”고 했는데, 누구 말이 맞는지 헷갈린다. 대통령이 아니라 누구라도 결론을 먼저 정해놓고 그 결론에 맞춰 논리를 전개하다 보면 궤변과 횡설수설은 피할 수 없다.

조수진 정치부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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