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의원 65명 참석 “손에 손잡고” 손학규 대선조직 출범

  • 입력 2007년 6월 18일 02시 59분


17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지지 모임 ‘선진평화연대’ 창립대회에 범여권 인사가 대거 참석해 손 전 지사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 김근태 전 의장, 손 전 지사, 정동영 전 의장, 김한길 중도개혁통합신당 대표. 김동주 기자
17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지지 모임 ‘선진평화연대’ 창립대회에 범여권 인사가 대거 참석해 손 전 지사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 김근태 전 의장, 손 전 지사, 정동영 전 의장, 김한길 중도개혁통합신당 대표. 김동주 기자
한나라당을 탈당한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사실상 대선조직인 ‘선진평화연대(선평련)’가 17일 범여권 정치인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출범했다.

손 전 지사의 지지모임인 선평련 창립대회가 열린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는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대선 불출마 선언을 한 김근태 의원,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 김한길 중도개혁통합신당 대표, 김효석 민주당 원내대표 등을 비롯해 현역 의원 60여 명이 모였다. 그러나 ‘친노(親盧·친노무현)’ 대선주자인 한명숙 이해찬 전 국무총리와 한나라당 의원은 참석하지 않았다.

▽범여권, ‘손에 손잡고’ 한목소리=대선 출정식을 방불케 한 이날 행사에서 손 전 지사는 기조연설을 통해 “선진평화연대는 국민 대통합의 근거지와 전진기지가 되어야 한다”며 “국민 대통합을 위해 한 알의 밀알이 된다는 자세로 어떠한 역할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촬영 : 김동주 기자

‘범여권 대통합’이라는 말 대신 ‘국민 대통합’이라는 단어를 썼지만 3월 한나라당 탈당 이후 독자 행보를 해 온 손 전 지사가 사실상 범여권 대선주자임을 인정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어 손 전 지사는 “부패와 권위주의, 냉전 수구세력에 나라를 맡길 수는 없다”면서 “대규모 토목공사로 몇몇 건설업자를 배불릴 수는 있지만 국민을 잘살게 할 수는 없다”고 한나라당과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비판했다.

손 전 지사는 미국의 흑인 민권운동가인 마틴 루서 킹 목사가 1963년 8월 미 워싱턴 대행진에서 한 유명한 연설 ‘나는 꿈이 있습니다(I have a dream)’를 차용하기도 했다.

그는 “저 손학규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선진 대한민국을 만드는 꿈입니다.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고 통일을 이뤄 내는 꿈입니다”라고 외쳤다.

선평련 출범과 함께 손 전 지사 캠프 인사들은 일제히 휴대전화 컬러링을 1988년 서울 올림픽 주제가인 ‘손에 손잡고(Hand in Hand)’로 바꾸기로 했다. 손 전 지사의 성(姓)을 부각시켜 손 전 지사를 구심점으로 한 통합을 강조한 것.

▽융화동진(融和同進·모두 화합해 함께 나아감)=이날 참석한 범여권 정치인들은 손 전 지사의 범여권 대통합 합류를 재촉했다.

손 전 지사와 경기고·서울대 동기인 김근태 의원은 축사에서 “손 전 지사가 국민과 함께 (민주세력 대통합의) 대장정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역설했다.

정세균 의장은 “손학규 선배가 내세우는 ‘융화동진’은 대통합과 통한다”고 말했고 김한길 대표도 “대통합을 이루고 대표주자로서 손학규는 이명박 박근혜 씨와 견줘도 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전국 각 지역에서 상경한 1만5000명(송파경찰서 추산)이 모였으나 손 전 지사의 기조연설이 끝나자마자 절반 이상이 대회장을 빠져나갔다.

▽선(先)독자세력화, 후(後)대통합 합류=손 전 지사는 당분간 독자세력화에 ‘다걸기(올인)’하겠다는 구상이다. 김부겸 조정식 의원 등 경기 인천 지역 열린우리당 탈당파 의원 5∼7명이 이번 주 중 손 전 지사 캠프에 합류해 특보로 활동하기로 했다고 김 의원은 전했다.

이와 함께 손 전 지사는 김심(金心·김대중 전 대통령의 의중)을 얻는 데도 진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손 전 지사는 “6·15남북공동선언과 햇볕정책을 계승 및 발전시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손 전 지사 측 관계자는 “범여권에 기반이 없는 우리로서는 호남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범여 주자도 레이스 시작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본격적인 세몰이에 맞서 친노 대선주자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우선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18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

그동안 화합과 소통의 리더십을 주창해 온 한 전 총리는 ‘국민과 통하는 대통령’을 기치로 내세웠다. 현역 의원 중에서는 참여정치실천연대 대표를 지낸 김형주 의원이 대변인을 맡았고 백원우 의원 등 일부 친노 의원과 이미경 이경숙 장향숙 신명 의원 등 여성 의원들이 돕고 있다.

다음 날인 19일에는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 지난달 미국을 방문하기 전 노무현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출마 의사를 밝힌 바 있는 그는 “참여정부의 공과 과를 모두 안고 간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윤호중 의원이 대변인으로 내정됐고 열린우리당 동북아평화위원회에서 함께 활동하고 있는 조영택 전 국무조정실장, 총리비서실장을 지낸 이기우 전 교육부 차관 등이 조만간 캠프에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총리가 노 대통령의 신임과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관계, 충청권 출신이라는 점 등을 바탕으로 친노 진영의 ‘대표선수’로 부상하는 듯한 기미를 보이면서 한 전 총리와 묘한 경쟁 기류도 감지되고 있다. 한 전 총리가 통합민주당과 시민사회세력을 모두 아우르는 통합 행보를 보이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한때 ‘리틀 노무현’으로 불렸던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도 18일 출판기념회를 열고 대선 출사표를 낸다.

친노 성향의 주자들 외에도 추미애 전 민주당 의원이 이번 주 말 여의도에 사무실을 내고 대선 행보에 나설 계획이다. 팬클럽 연합체인 ‘추미애 서포터스’도 곧 발족한다.

한편 열린우리당 정동영 전 의장은 금명간 탈당한 뒤 대선 행보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정 전 의장 측 관계자는 “내일(18일) 오전 참모회의를 열어 탈당 문제를 최종 결정한다. 정 전 의장이 대통합추진기구가 조만간 구성될 수 있도록 제정파 간 이견을 조율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라며 “대통합을 촉진하기 위해 대선주자 연석회의를 성사시키는 데도 전력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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