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 물리는 검증공방…李-朴 숨가빴던 주말

  • 입력 2007년 6월 18일 02시 59분


최병렬, 박근혜 지지선언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왼쪽에서 여섯 번째)가 17일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자신에 대한 지지를 선언한 최병렬 전 대표(왼쪽에서 다섯 번째)에게 꽃다발을 준 뒤 박수를 치고 있다. 김동주  기자
최병렬, 박근혜 지지선언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왼쪽에서 여섯 번째)가 17일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자신에 대한 지지를 선언한 최병렬 전 대표(왼쪽에서 다섯 번째)에게 꽃다발을 준 뒤 박수를 치고 있다. 김동주 기자
이명박측 “靑, 특별팀 구성 李 죽이기”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16일 자녀들의 학교 문제 때문에 5차례 위장 전입이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위장 전입에 따른 부동산 투기’ 의혹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자 이유는 다르지만 위장 전입 사실을 공개하고 국민에게 사과하는 ‘정공법’을 택한 것이다.

청와대에 대해서는 노무현 대통령의 최측근인 안희정 씨 등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며 ‘이명박 죽이기 정치공작 기획’ 주장을 이어갔다.

▽위장 전입 시인, “자녀 교육 문제 때문에…”=캠프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이 전 시장은 1969년 이후 현재까지 총 24회 주소지를 이전했다. 이 가운데 지명·지번 변경으로 주소지가 바뀐 3회를 제외하면 실제 주소지 이전은 21회.

이에 대해 이 전 시장 측은 △전세 이동 등(6회) △현대건설 제공 아파트 입주(3회) △강남구 논현동 주택 입주(3회) △국회의원 출마를 위한 이전(3회) △서울시장 공관 입주(1회) △자녀 입학을 위한 전입(5회)이라고 밝혔다.

캠프는 이 전 시장 본인이 ‘과거의 실수’에 대해 직접 해명하고 사과한 만큼 정치권의 논란은 이쯤에서 마무리 짓고 최종 판단은 국민의 몫으로 돌리자는 전략이다.

진수희 공동대변인은 “최근 청와대는 안희정 전해철 씨 등 노 대통령의 핵심 측근들로 ‘이명박 죽이기 특별대책팀’을 구성해 배후에서 각종 공작을 기획 및 조정하고 있다는 말이 세간에 떠돌고 있는데 이것이 사실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청와대를 정면 겨냥했다.

▽수그러들지 않는 공세, “후보 사퇴하라”=열린우리당 서혜석 대변인은 “이 전 시장의 자녀가 나왔다는 사립학교는 주소지와 상관없이 추첨을 통해 입학이 결정되는 만큼 (자녀 교육 때문에 위장 전입을 했다는) 해명이 거짓에 불과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열린우리당 이규의 부대변인은 △위장 전입 의혹 △충북 옥천군 땅 투기 의혹 △5층 빌딩 재산 은닉 의혹 △김유찬 씨가 주장하는 위증 강요와 도피 자금 제공 의혹 △황제 테니스와 테니스장 불법 건축 사건 의혹 △청계천 개발 비리 의혹 등 ‘8대 의혹’을 제기했다.

민주당 김재두 부대변인은 “범인 도피 공모 공동정범, 5차례 위장 전입, 옥천 땅 투기 의혹, 병역 기피 의혹, 명의신탁 의혹, 주가 조작 관여 의혹 등 지금까지 드러난 불법 및 의혹들만 봐도 이 후보의 과거는 불법과 부정부패의 종합전시장”이라며 후보 사퇴를 촉구했다.

박 전 대표 측 최경환 종합상황실장은 “사과를 하려면 제대로 하고, 의심이 해소돼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면서 “개교 이래 주소지와 입학을 연계시키지 않았다는 사립초등학교 한 교감의 말도 보도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박근혜측 “朴 음해 시리즈 엄정 대처”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검증 공세도 거세지고 있다. 박 전 대표의 영남대, 정수장학회(옛 부일장학회) 이사장 시절을 둘러싼 의혹을 제기하는 기자회견이 17일 이어졌다.

하지만 박 전 대표 측은 “모두 사실이 아닌 흠집내기용”이라며 법적 대응 조치에 나섰다.

▽“최태민 목사가 육영재단 개입”=한나라당 당원인 김해호(59) 씨는 이날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전 대표가 영남대 이사로 있던 1983년 K사에 학교 강당 신축 공사를 맡기는 대가로 K사 신모 사장에게서 서울 성북구 성북동의 고급 주택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박 전 대표가 육영재단 이사장이었지만 최태민(1994년 작고) 목사와 그 딸의 꼭두각시에 불과했다”며 “최 목사가 육영재단에 개입한 1986년 이후 어린이회관 관장이 3번 바뀌었고, 직원 140명이 사직당한 뒤 최 목사의 친인척 및 하수인으로 채워졌다”며 검증을 요구했다.

박 전 대표 측 김재원 공동대변인은 “김 씨는 언론과 감독기관의 감사, 수사기관의 수사 등으로 명백히 밝혀진 사안에 대해 아무런 근거 자료 없이 허위 사실을 폭로했다”며 “내일(18일) 명예훼손으로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말했다.


촬영 : 김동주 기자

▽“고액 연봉 경위 밝혀야”=정수장학회 설립자인 고 김지태 씨의 차남 김영우 씨는 이날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전 대표가 1998년 정수장학회 상근이사장으로 2억 원이 넘는 연봉을 받은 것은 당시 대부분의 재단 이사장이 무보수 명예직이었던 것에 비춰볼 때 장학회에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주무관청인 교육부가 재단의 다른 직원 연봉을 모두 합한 것과 비슷한 액수를 이사장의 연봉으로 승인했겠느냐”며 “검증위는 당시 교육부가 이사장의 연봉을 승인했는지 밝히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박 전 대표 측은 “정수장학회 이사장 연봉은 교육부 승인 사안이 아닌 이사회 자체 결정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김 대변인은 “박 전 대표에 대한 음해성 기자회견이 시리즈로 이어지고 있다”며 “공식 절차를 밟아 당 검증위에서 제기된 문제에 대해서는 성실히 답하겠지만 언론 등을 통해 명백히 밝혀진 사안에 대해 근거 자료도 없이 허위 사실을 폭로할 경우 엄정히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 캠프의 장광근 공동대변인은 박 전 대표의 정수장학회와 영남대 재단 비리 연루 의혹을 지적하며 “도덕성 문제에 있어 자신은 마치 백설공주처럼 초연한 척하더니 그 이중성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상록 기자 myzodan@donga.com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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