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운하 보고서 변조 의혹]‘37쪽 보고서’ 곳곳 짜깁기 흔적

  • 입력 2007년 6월 19일 03시 02분


37쪽짜리 한반도 대운하 구상에 대한 보고서. 이 보고서엔 청와대에서 대통령을 지칭할 때 사용하는 ‘VIP’라는 표현이 나온다. 박영대 기자
37쪽짜리 한반도 대운하 구상에 대한 보고서. 이 보고서엔 청와대에서 대통령을 지칭할 때 사용하는 ‘VIP’라는 표현이 나온다. 박영대 기자
이용섭 건설교통부 장관이 18일 국회에서 정부가 만들지 않았다고 밝힌 37쪽짜리 보고서는 여러 자료를 짜깁기한 흔적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보고서는 표지 왼쪽 상단에 ‘대외주의’라는 표시와 함께 ‘경부운하 재검토 결과보고’라는 제목이 있고 그 밑에 보고서 완료시기를 의미하는 ‘07.5(2007년 5월)’와 ‘TF(태스크포스)’라고 씌어 있다.

2쪽 역시 왼쪽 상단에 ‘대외주의’라는 표현과 함께 ‘경부운하 재검토 결과(요약)’라는 제목 아래 재검토 ‘주요 내용’으로 △사업비 △골재 채취량 △수송 시간 △주운물동량 △경제성 △수자원 영향 등 6개 항목의 주요 내용이 요약돼 있다. 이어 마지막에 ‘검토결과-경부운하는 경제성 환경성 등을 고려할 때 타당성 부족’이라고 기록돼 있다.

3쪽에 ‘1. 최근 동향 2. 재검토 중간결과(07.2∼5·TF) 3. 주요쟁점 검토’ 등 안내 목차가 있다. 이어 ‘이 전 시장 측 동향’ ‘정부 및 관련기관 동향’ 등이 포함된 ‘최근 동향’이 2쪽에 걸쳐 소개된다.

그리고 재검토 중간결과가 3쪽에 걸쳐 나오고 마지막에 ‘결론-경부운하는 경제성, 환경성 등을 고려할 때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어 주요 쟁점 검토가 3쪽에 걸쳐 나온다.

이 장관이 국회에서 “청와대에 보고한 내용은 37쪽짜리 보고서 중간에 있다”고 말한 것으로 볼 때 보고 내용은 ‘재검토 중간 결과’와 ‘주요 쟁점 검토’ 부분일 가능성이 높다.

보고서 전체에서 페이지 수가 매겨져 있는 게 ‘최근 동향’부터 ‘주요 쟁점 검토’ 부분(1∼8페이지), 그리고 이어진 첨부자료(9∼11페이지) 부분에 불과한 점도 한 팀이 보고서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를 만든 게 아니라는 의혹을 낳고 있다.

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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