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명박 전 서울시장측은 20일 '한반도 대운하' 정부 재검토 보고서의 왜곡·변조 의혹에 이어 건교부가 전날 공개한 9쪽짜리 원본 보고서도 급조된 의혹이 있다며 청와대와 범여권을 향해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특히 18일 국회 답변에서 외부에 유출된 37쪽짜리 보고서의 실체를 부인, 보고서 조작 논란을 촉발한 이용섭 건설교통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 제출 방침까지 밝히며 압박수위를 높였다.
캠프는 이날 오후 시내 세종문화회관에서 지지자 2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캠프차원의 '정치공작분쇄위원회'를 공식 발족하고, '이명박 죽이기' 음모에 대한 자체 진상조사에도 착수한다.
이 전 시장측이 이처럼 대운하 보고서의 배후 및 진위 여부를 가리는데 '올인'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범여권 및 박 전 대표측의 대운하 공격이 '조작된 자료'에 근거한 정치공작임을 규명함으로써 핵심 공약인 대운하를 구하고, 하락세에 있는 이전 시장의 지지율도 반등시켜 보겠다는 포석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장광근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대운하 보고서에 대한 정권 차원의 조작 의혹이 점입가경"이라면서 "이 장관의 계속되는 말바꾸기와 재변조 의혹이 있는 건교부 보고서 내용으로 볼 때 현 정권이 얼마나 이명박 죽이기에 혈안이 돼 있는지 알 만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장관이 국회 답변과 공개된 보고서의 내용이 서로 다른데 국세청장까지 지내며 컴퓨터라는 별명을 가진 이 장관의 단순 실수로 보이지는 않는다"면서 "위·변조 의혹을 피하려다 보니 변조가 또 다른 변조를 낳고 있는 듯하다. 이에 대한 국정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캠프 대운하추진본부장인 박승환 의원은 '친이(親李·친이명박)' 성향의 국회 건교위 소속 이재창 김재경 허천 의원 등과 함께 여의도 캠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건교부가 전날 공개한 보고서의 허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아울러 진실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실시와 함께 이 장관 해임 건의안 제출 방침을 밝혔다.
박 의원은 "이 장관과 건교부가 보고서에 대해 처음부터 거짓말을 했거나 아니면 급하게 제3의 보고서를 만들었을 가능성이 높다. 보고서 변조 행위는 국민의 이름으로 규탄받아 마땅하다"면서 "특히 거짓말을 일삼는 이 장관은 국무위원으로서 도저히 더 이상 직무를 수행해서는 안된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김재경 의원은 별도 보도자료를 내고 "건교부 장관이 하루 만에 들통날 거짓말을 했다"면서 "장관이 거짓말을 했다는 것은 국회와 국민을 기만한 것으로, 엄정중립을 유지해야 할 정부 부처와 산하기관을 유력한 야당후보 흠집내기 정략에 동원함으로써 공무원의 정치중립 의무를 위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캠프는 경선 라이벌인 박근혜 전 대표측에 대해서도 "측근 의원이 어떻게 정부의 대운하 기밀 보고서의 내용을 미리 알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범여권과박 전 대표측 연계설을 거듭 제기하며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양측의 정보 커넥션 의혹을 확산시켜 박 전 대표의 도덕성에 흠집을 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이 전 시장은 정책행보에 주력했다. 범여권의 정치공작에 단호하게 대응하는 가운데에서도 정책준비에 소홀하지 않는 모습을 부각시켜 '일하는 대통령'으로서의 이미지를 굳히겠다는 시도로 분석된다.
이 전 시장은 이날 인터넷 상에서 국민과 함께 대선 정책을 만들어가는 '이명박 온라인 국민캠프'(www.mbcamp.net)를 발족했다. 온라인 국민캠프는 국민이 직접 대선공약 마련에 참여할 수 있는 공간으로, 이 전 시장측은 국민의 추천과 토론, 전문가 집단의 최종 검토를 거쳐 '100대 공약'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이 전 시장은 "한국 정치사상 초유의 국민캠프가 열렸다"면서 "좋은 의견을 내 준 사람들은 '국민참모'로 위촉, 정기적으로 의견을 청취하겠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이날 오후 서울시의회 별관에서 열리는 뉴태평포럼 세미나에 참석한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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