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 일문일답 “北의 완전한 비핵화 희망 봤지만…”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앙 담당 차관보(왼쪽)가 22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 브리핑룸에서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1박 2일의 방북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박경모 기자

1박 2일의 평양 방문을 마치고 서울에 온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22일 “‘6자회담 2·13합의’를 완전하게 이행하겠다는 (북-미 양자의)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6자회담 한국 수석대표인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이번 회담에서 2·13합의의 ‘모든 내용’을 다뤘고 앞으로 진행될 6자회담 과정에서 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회담의 최종 단계(end-game)인 비핵화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6자회담 미국 수석대표인 힐 차관보는 “이틀간의 방북을 통해 완전한 비핵화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는 희망을 갖게 된 반면 이를 이뤄 내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부담감도 느끼게 됐다”고 밝혔다.

다음은 힐 차관보와의 일문일답.

―북측이 핵시설 폐쇄와 불능화의 조기 이행 의지를 밝혔나.

“북측은 평북 영변 원자로를 즉각 폐쇄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또 2·13합의에 따라 불능화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어떻게 불능화를 할 것인지에 대한 상세한 내용에 관해서도 일부 논의가 있었다.”

―북측과 고농축우라늄(HEU) 문제에 대한 논의가 있었나.

“구체적으로 어떤 논의를 했는지 밝히고 싶지 않다. 모든 핵프로그램의 포괄적 리스트를 논의할 필요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모든’이란 문자 그대로 모든 핵프로그램을 의미한다.”

―북한의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를 비롯한 관계 정상화 문제에 대해 논의했나.

“이번 방북은 협상을 하러 간 것이 아니다. 물론 우리가 6자회담의 여러 요소에 대해 얘기하고 실행 순서를 논의했지만 협상에서 무엇이 빠지고 무엇이 들어가야 하는지에 대해 논의하지는 않았다.”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을 타진했나. 그리고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했나.

“이번 방북은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의 초청에 의한 것이다. 김 위원장을 만나는 문제는 요청하지 않았다. 특정한 메시지를 전달하러 간 것이 아니다.”

―일본인 납치 문제를 제기했나.

“그렇다. 아울러 (이 문제에 대한) 논의 도중 (북-일) 양자 관계 증진의 필요성을 이야기했다.”

하태원 기자 triplet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