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 대선주자 “각개약진”

  • 입력 2007년 6월 27일 03시 00분


범여권에 합류한 대선주자 손학규 전 경기지사(오른쪽)가 26일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을 만나 손을 맞잡고 있다. 이종승  기자
범여권에 합류한 대선주자 손학규 전 경기지사(오른쪽)가 26일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을 만나 손을 맞잡고 있다. 이종승 기자
《‘대통합’이니 ‘소통합’이니 하며 각 세력이 노선 다툼을 벌이던 범여권 진영에 변화가 일고 있다. 대선 투표일이 6개월 안으로 다가오면서 결국 범여권의 대선 주자를 어떻게 뽑을 것인지로 논의가 모아지고 있다. 독자세력화냐, 범여권 합류냐를 놓고 고심하던 손학규 전 경기지사도 결국 범여권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할 뜻을 굳혔다. 범여권의 대선주자가 모두 참여하는 완전국민경선제가 성사될지, 비노(非盧)와 친노(親盧) 진영이 따로 가다 막판에 후보단일화를 할지는 알 수 없지만 각 주자의 경쟁이 불붙기 시작했다.》

손학규 물밑 세불리기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26일 “범여권 대통합 논의에 정식으로, 겸허한 마음으로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전날 사실상 범여권 합류 의사를 밝혔던 손 전 지사는 이날 오전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렇게 말하며 ‘범여권 대통합’ 논의 참여를 공식화했다.

손 전 지사는 이 자리에서 자신의 범여권 합류가 ‘무임승차’로 비치는 것을 우려한 듯 최대한 나서지 않는 모습을 보이려고 애쓰는 것 같았다.

범여권 대선주자 연석회의 참여 여부에 대해 그는 “내 생각이 어떻다고 따질 일이 아니다”며 “내가 지금 범여권 대통합에 앞장서서 설치는 게 모양이 좋겠느냐.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것은 꼴불견일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나 ‘무임승차가 아니냐’는 지적에는 “‘여권 출신도 아니지 않느냐’는 식의 세세한 논리에 개의치 않고 내 길을 뚜벅뚜벅 가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의 조심스러운 태도와는 달리 물밑에서는 세 불리기가 진행 중이다.

손 전 지사 측은 이미 합류한 의원 7명 외에 우상호 임종석 의원 등 386 초·재선 의원과 재야 출신 의원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김근태 전 의장 계보에 속했던 이호웅 전 의원도 곧 캠프에 합류해 조직 분야의 일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손 전 지사 측은 최대 40명의 의원이 합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 촬영 : 동아일보 사진부 이종승기자

정동영 경선 짐꾸리기

손학규 전 지사가 범여권에 합류함에 따라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정 전 의장은 다음 주 초 대선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정 전 의장 측에선 비(非)한나라당 대선주자 중 지지율 1위인 손 전 지사로의 ‘쏠림’ 현상을 우려하고 있다.

정 전 의장은 26일 손 전 지사를 만났다. 두 사람은 “국민 대통합과 화합의 정치를 통해 새로운 국민의 집을 지을 필요가 있다는 데 생각을 같이했다”고 정 전 의장 측 양기대 공보특보가 전했다. 이날 회동은 정 전 의장의 요청으로 이뤄졌다고 한다. 두 사람의 공개 회동은 처음이다.

정 전 의장은 27일엔 손 전 지사,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과 3자 회동해 후보자 연석회의 등 구체적인 대통합 절차에 대한 의견을 나누기로 했다.

물밑으로는 다음 주 구성할 자신의 ‘경선대책위원회’에 참여할 현역 의원 영입에도 힘쓰고 있다. 정 전 의장은 이날 탈당파인 전병헌 의원과 오찬을 함께 했다. 이강래 우윤근 노웅래 의원 등의 영입에도 마음을 쓰고 있다.

정 전 의장은 28일 광주부터 지방 순회를 시작한다. 주변에선 광주 방문 때 새천년민주당 분당(分黨) 책임론에 대한 언급이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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