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통령 “카드수수료 인하, 정치인 사고방식으로 풀라”

  • 입력 2007년 6월 29일 03시 02분


노무현 대통령이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문제와 관련해 “금융전문가 사고방식으로는 못 풀고, 정치하는 사람의 사고방식으로 풀어야 한다”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노 대통령은 27일 충북 청주시 충북도청에서 열린 ‘재래시장 정책 성과보고회’에서 송행선 전국상인연합회 회장에게서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건의를 받고 재정경제부 등 관계 부처에 수수료 인하방안을 적극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재래시장만은 특별법을 만들어 통신사에 (신용카드 결제 기능을) 맡겨 보라. 통신요금으로 그냥 부과해 바로 해결하면 되지 않느냐”며 “금융전문가들 사고방식으로는 (카드 수수료 문제) 못 푼다. 정치하는 사고방식으로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전문가들하고 토론회 하면 그 양반들이 이긴다. 기업 경영에 나름대로 원리가 있기 때문에 토론하면 할 말이 없다”면서도 “그러나 우리 사회의 공정 경쟁과 자유 경쟁을 크게 훼손하지 않는 범위라면 그것(수수료 인하) 때문에 기업 안 망할 만하면 하자”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석동 재경부 제1차관이 “대통령 말씀대로 회의를 거치고 다른 나라 사례도 살피고 있다”고 하자, 노 대통령은 “쓸데없어. 다른 나라 때려치우고 한국식으로 하자”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 단임제도 선진국에서 안 하고 한국에서만 한다. 대통령 무슨 선거 중립하라는 그런 것도 선진국 아무 나라에도 없고 대한민국에만 있다”며 “그런데 왜 힘없는 사람한테 유리한 것은 대한민국이 하면 안 되나”라고 주장했다.

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신용카드업계는 ‘너무 나갔다’는 반응이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치권에서 카드 수수료 문제를 ‘시장원리’가 아니라 ‘정치적 논리’로 접근하고 있다”며 “사회적 요구를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지만 가격을 통제하는 발상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정연욱 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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