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지난달 30일 개성에서 남측 외교통상부와 통일부 당국자들과 만나 ‘중유 인도·인수 절차’에 합의하면서 “‘행동 대 행동’의 원칙에 따라 중유가 들어오는 때에 맞춰 폐쇄 절차에 들어가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한은 이날 합의 후 2주 이내(7월 14일까지)에 중유를 실은 첫 배를 출항시키고, 첫 배 출항 후 20일 이내에 중유 5만 t의 출항을 완료키로 했다. 3만5000t은 함북 선봉항에, 1만5000t은 함북 나진항으로 수송된다.
이에 따라 북한은 중유를 실은 첫 배가 출항하거나 선봉항 또는 나진항에 입항하는 시점인 7월 중순 핵시설 폐쇄 조치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폐쇄 여부를 검증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감시 검증단은 이와 비슷한 시기에 방북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앞서 IAEA는 이번 달 9일 특별이사회를 열어 감시 검증단의 방북 활동 시기와 범위 등 구체적인 내용을 결정하게 된다.
5일간의 방북 일정을 마치고 지난달 30일 중국 베이징(北京)에 도착한 올리 헤이노넨 IAEA 사무차장은 기자들과 만나 “북한과 핵시설 폐쇄 및 봉인을 검증하는 방식에 합의했다”며 “(북한 측과) 만족할 만한 합의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헤이노넨 사무차장은 이번에 평북 영변과 태천 지역에 직접 가서 폐쇄 및 봉인 대상인 △5MW 원자로 △방사화학실험실(폐연료봉 재처리시설) △핵 연료봉 생산시설 △건설 중인 50MW 원자로(이상 영변 소재) △건설 중인 200MW 원자로(태천 소재) 등 5개 시설을 방문했다.
헤이노넨 사무차장은 IAEA 감시 검증단의 북한 상주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positive)인 느낌”이라고 밝혔다.
한편 양제츠(楊潔지) 중국 외교부장은 2∼4일 방북해 북한 측과 6자회담 재개 및 6자회담 참가국 외교장관 회담 개최 일정을 논의할 예정이다. 베이징 일각에선 양 부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 남북한과 미국 중국 등 4개국 정상이 모여 회담을 여는 방안을 논의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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