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전날 남북 정상회담 개최, 한반도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 등 전향적인 내용을 담은 ‘한반도 평화 비전’을 발표했다. 기존 철저한 상호주의에서 실리에 맞는 유연한 상호주의로 일대 전환을 꾀한 정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조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어제 한나라당이 발표한 새 대북정책은 이념도 전략도 없고 헌법도 무시한 투항주의의 쓰레기”라며 이같이 비난한 뒤 “한나라당이 대북정책에서 좌파와 닮아간다면 굳이 지지할 이유도 없어진다”고 쏘아붙였다.
그는 “한나라당은 그동안 대북강경책을 펴왔다고 반성하고 있는 듯한데, 이보다 더한 희극적 비극은 없다”며 “그들이 언제 대북 퍼주기를 막은 적이 있는가, 노무현 대통령의 간첩비호를 비판이라도 한 적이 있는가, 우직하고 순수한 애국단체들을 극우라고 부르면서 외면한 것도 한나라당이 아니냐”고 따졌다.
조 전 대표는 “헌법3조에 규정된 영토조항 수정 여부를 놓고 가장 큰 논란이 있었다”는 정형근 의원의 전날 발언을 인용한 뒤 “이야말로 한나라당이 몰이념 기회주의자들의 패거리임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코미디”라고 비판했다.
“대한민국의 영토를 한반도 전체로 규정한 헌법 제3조는 개정불가조항이다. 이를 개정하면 대한민국의 반인 북한지역을 포기하고 그곳에는 민주공화국이 아니라 사회주의 독재를 허용하겠다는 이야기가 돼 대한민국의 국체가 변경된다. 국체변경, 영토포기, 자유통일 포기로 이어지는 헌법 제3조 개정 여부를 놓고 고민했다니 이 무슨 망발인가.”
조 전 대표는 “한나라당의 가증스런 모습은 악랄한 친북좌파보다도 더 부도덕하다”며 “정당의 가장 큰 부패는 지지층을 배신하고 국가이념을 당리당략보다 아래에 두는 것”이고 질타했다.
또한 “한나라당 안에 친북좌파가 침투하지 않았나 하는 의심이 든다”며 “한나라당을 믿고 사는 것은 썩은 새끼줄을 잡고 인수봉을 오르는 일과 같다”고도 했다.
김승훈 동아닷컴 기자 h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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