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 무는 ‘이명박 부동산’ 진실게임… 3대 쟁점 점검

  • 입력 2007년 7월 6일 03시 00분


7월 들어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 대한 검증 공세가 부동산으로 집중되고 있다. 이 전 시장의 큰형인 이상은 씨와 처남인 김재정 씨의 부동산이 논란의 핵심이다.

언론이 먼저 이 전 시장 친인척의 부동산과 관련된 의혹을 보도한 뒤 박근혜 전 대표 캠프에서 해명을 요구하는 식으로 공방이 전개되고 있다.

박 전 대표 측은 5일 “우리가 알려지지 않은 사실을 갖고 문제 삼는 게 아니다”면서 “하지만 이미 언론에 보도된 이 전 시장과 관련된 부동산 의혹은 이 전 시장이 직접 해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 전 시장 측은 친인척의 부동산과 이 전 시장은 직접 관련이 없으며 개인이 구할 수 없는 자료를 정권 차원에서 흘리고 있다며 ‘정치공작설’을 제기하고 있다.

이달 들어 언론 보도를 통해 제기됐던 각종 부동산 의혹을 정리해 본다.

1. 처남, 전국 47곳 부동산 매입

▽쟁점=2일 한 신문은 김 씨가 전국 47곳의 부동산 매입 현황을 보도하면서 투기 의혹을 제기했다. 1982년 충북 옥천군 이원면 소재 임야 165만7334m²를 시작으로 1991년까지 10년간 전국 47곳에서 모두 224만 m²의 땅을 매입했다는 것.

특히 김 씨는 이같이 많은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억 원의 빚을 갚지 못하거나 세금도 제대로 내지 못해 수차례나 자택 가압류를 당했다고 했다.

▽박 캠프 주장=박 전 대표 측은 “김 씨가 다수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빚과 세금 미납으로 자택이 가압류당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간다”며 “이 전 시장은 김 씨의 부동산 투기 및 차명 부동산 보유 의혹을 해명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 캠프 해명=김 씨는 법률대리인을 통해 “해당 보도는 악의적 허위보도”라며 보도한 신문을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하고 15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냈다.

이 전 시장 캠프는 “김 씨의 부동산 거래는 이 전 시장과 직접 관련이 없는 것으로 해명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2. 서초동 법조타운 일대 건물 및 은평뉴타운

▽쟁점=3일에는 다른 신문이 또 다른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이 전 시장이 시장 재직 시절 서울 서초구 서초동 법조타운 일대의 건물 고도제한을 완화했는데 그 지역 내 이 전 시장의 건물이 포함돼 있다는 것.

또 뉴타운으로 지정된 서울 은평구 일대에 이 전 시장을 비롯한 형제들의 땅이 있었다며 이 전 시장의 뉴타운 지정 과정에 의혹을 제기했다.

▽박 캠프 주장=박 전 대표 측은 “이 전 시장이 서울시장 재직 당시 제기된 직권남용, 권력형 비리 의혹과 관련된 각종 부동산 의혹을 직접 국민 앞에 소명해야 한다”며 비판했다.

▽이 캠프 해명=이 전 시장 측 박형준 대변인은 “고도제한 완화는 이미 감사원과 국민고충처리위원회가 요구한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박 대변인은 은평뉴타운 내 부동산 보유와 관련해 “25년 전 부친에게서 해당 토지를 공동 상속받았고 이 가운데 이 전 시장 몫은 43평(142m²)에 불과했고 이것마저도 뉴타운 지정 전에 팔았다”며 “그 땅을 위해 뉴타운을 지정했다는 주장은 억지”라고 말했다.

3. 서울 도곡동 땅

▽쟁점=이 전 시장의 큰형과 처남이 소유했던 강남구 도곡동 땅도 논란이 됐다. 큰형과 처남이 이 전 시장이 사장으로 재임하던 시절 현대건설로부터 도곡동 땅 100여 평(약 330m²)을 사들인 뒤 제3자에게 매입한 땅과 함께 1995년 포스코개발에 팔아 247억 원에 달하는 차익을 남겼다는 것. 이 같은 내용은 신동아 3월호에 보도된 바 있다.

▽박 캠프 주장=박 전 대표 측 홍사덕 선대위원장은 “(땅을 매각하고 받은) 돈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계좌 추적을 하면 늦어도 3, 4일이면 돈의 흐름을 알 수 있다”며 이 전 시장 측에 금융거래 명세 공개를 요구했다.

박 전 대표 캠프의 서청원 고문은 3일 “이 전 시장의 형과 처남이 도곡동에 1983평(6555m²)의 좋은 땅을 갖고 있었는데 이 전 시장이 1993∼94년 포철 (김만제) 회장을 3번이나 찾아가 ‘내 땅인데 포철이 사 주십시오’ 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도곡동 땅을 이 전 시장이 은닉했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이 얘기를 했다는 김만제 전 회장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바로 부인했다.

▽이 캠프 해명=이 전 시장 측은 “당시 현대건설이 보유한 땅은 체육관을 짓기 위한 것이었으나 중간에 도로가 생기는 바람에 자투리땅이 되자 인근 땅을 소유한 김재정 씨에게 매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 시장 캠프는 또 “이미 1997년 국정감사, 2002년 시장 선거 때 검증 대상이 됐지만 문제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는데 마치 새로운 것인 양 다시 제기하는 것은 전형적인 네거티브”라고 반박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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