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禍는 입에서 나온다… 각국 지도자 15명의 말 실수”

  • 입력 2007년 7월 7일 03시 06분


중국 런민일보 인터넷판인 런민왕이 소개한 지도자들의 실언과 망언 기사.  위부터 자크 시라크 전 프랑스 대통령,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기사에는 노 대통령의 발언이 맨 처음에 올랐지만 노 대통령의 사진이 실려야 할 자리는 이미지가 깨져 'x박스'가 보인다. 런민왕 편집자는 “단순히 기술적 문제인 것 같다”고 말했다. 런민일보 홈페이지
중국 런민일보 인터넷판인 런민왕이 소개한 지도자들의 실언과 망언 기사. 위부터 자크 시라크 전 프랑스 대통령,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기사에는 노 대통령의 발언이 맨 처음에 올랐지만 노 대통령의 사진이 실려야 할 자리는 이미지가 깨져 'x박스'가 보인다. 런민왕 편집자는 “단순히 기술적 문제인 것 같다”고 말했다. 런민일보 홈페이지
盧대통령 선거법위반 발언 첫 케이스로

《‘병은 입으로 들어오고 화는 입에서 나온다(病從口入 禍從口出·병종구입 화종구출).’ 중국 서진(西晉) 초기의 정치사상가 부현(傅玄)의 ‘커우밍(口銘·입을 위한 좌우명)’에 나오는 말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 인터넷판이 5일 ‘세계 각국 지도자와 명사들의 실언과 망언’을 모아 국제면 ‘종론천하(縱論天下)’라는 코너에 실었다. 최근 “미국의 원자폭탄 투하는 어쩔 수 없었다고 생각한다”는 발언으로 구설에 올라 결국 물러난 규마 후미오(久間章生) 전 일본 방위상의 설화(舌禍)에 따른 기획기사다. 런민일보는 기사에서 한국의 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자크 시라크 전 프랑스 대통령 등 정치인과 명사 15명의 실언과 망언을 정리했다.》

맨 첫머리를 장식한 사람은 노 대통령이었다. 신문은 ‘노무현 화는 입에서 나온다. 선거법 위반 판정 받아’라는 소제목을 붙인 기사에서 “노 대통령이 야당의 대통령 후보를 비판했다가 6월 1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재차 선거법 위반 판정을 받았다”고 전했다.

시라크 전 대통령은 재직 시절 ‘보도 유예(엠바고)’를 전제로 기자들에게 말을 함부로 했다가 구설에 오른 점을 지적했다. 그는 올해 1월 29일 “진정한 위협은 이란이 핵무기를 가지는 게 아니라 핵 기술을 다른 나라에 유출하는 것”이라며 “이란이 이집트의 핵무기 개발도 도울 수 있다”고 말해 아랍권의 강한 반발을 샀다. 그의 말은 ‘유럽 국가는 핵무기를 가져도 되지만 이슬람권은 절대 안 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

부시 대통령은 지난해 7월 17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8개국(G8) 정상회담 폐막 오찬에서 마이크가 켜진 줄 모르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진심’을 털어놨다가 혼쭐이 났다.

부시 대통령은 시리아에 영향력을 가진 푸틴 대통령에게 “아사드(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에게 헤즈볼라(이슬람 무장세력)가 그런 짓 못하도록 잘 처리하라고 말하지”라고 했다. 하지만 이 말이 공개되는 바람에 시리아는 미국의 주문대로 할 수 없었고, 이스라엘이 헤즈볼라를 공격한다며 레바논을 무차별 공격할 때도 미국은 방관할 수밖에 없었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는 실언과 망언으로 널리 알려진 사람이다. 그는 2003년 9월 11일 한 영국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후세인과 무솔리니를 비교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무솔리니는 아무도 죽이지 않은 인자한 사람으로 단지 유배된 유대인에게 휴가를 줬을 뿐”이라고 말했다가 야당과 유대인 단체로부터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그는 2002년 1월에는 “집창촌을 완전히 합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가 구설에 올랐고 9·11테러 직후 “서방 문명이 이슬람 문명보다 고급”이라고 했다가 아랍권의 비난에 직면했다.

말 잘하기로 소문난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도 한 차례 실언으로 고생을 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말 “이라크전쟁은 재난”이라고 말했다가 ‘결국 이라크 정책 실패를 자인한 것’이라는 야당의 사과 요구에 시달려야 했다.

망언과 실언이 가장 많은 나라는 일본이었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외상은 지난해 3월 대만을 국가로 지칭했다가 중국의 항의를 받고 취소했다. 야나기사와 하쿠오(柳澤伯夫) 후생노동상은 여성을 ‘아이 낳는 기계’에 비유했다가 여성단체로부터 호된 꾸지람을 들었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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