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앞둔 `검증공방'과 검찰 수사 전례는

  • 입력 2007년 7월 9일 11시 34분


대선 경선 후보간 검증공방 관련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대선 정국의 핵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대선을 앞둔 표심이 요동칠 수 있기 때문에 이번 수사를 둘러싼 검찰의 일거수 일투족에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002년 16대 대선 때도 대선 후보간 네거티브 공방전이 치열하게 벌어졌으며 일부 사건이 검찰로 넘어갔다. 당시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는 사실만으로 대선 판도는 크게 영향을 받았으나 막상 수사 결과는 기대에 못미치는 내용이었고 이는 이후 정치 공세의 빌미가 되기도 했다.

◇ 說‥說‥說 = 2002년 12월 치러진 16대 대선을 앞두고 지지율 1위를 고수하던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겨냥한 네거티브 전략이 곳곳에서 펼쳐졌다.

의혹을 처음 제기한 당사자들은 대선 후보 검증을 위한 정당한 의혹제기라는 입장이었으나 결과적으로 의혹은 의혹에 그치고 대선의 판도만 바꾼 셈이 됐다.

2002년 5월 오마이뉴스가 이회창 후보 장남 정연 씨의 `병역비리 은폐대책 의혹'을 보도하고 7월 김대업 씨가 기자회견을 통해 정연 씨의 병역비리 의혹을 다시 제기하면서 병풍이 시작됐다. 정연 씨의 병역비리 의혹은 1997년 16대 대선 때도 이회창 후보의 발목을 잡았던 단골 메뉴였다.

"김길부 전 병무청장 등이 1997년 정연 씨의 병역비리를 은폐하기 위해 대책회의를 했다"는 김대업 씨의 주장은 2002년 10월 검찰 수사를 통해 "사실로 볼 증거가 없다"고 결론이 났다.

선거전에 사실 무근으로 드러났지만 그 과정에서 이 후보 아들의 병역문제가 계속 이슈화되는 바람에 결국 이 후보측이 선거에서 패배하는 결정적인 이유가 됐다는 지적을 받았다.

검찰은 2001년 수감자 신분으로 검찰 병역비리 수사팀에 참여해 수사관 자격을 사칭하고, 전태준 전 의무사령관이 정연씨 신검부표를 파기토록 지시했다고 주장해 전씨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 등으로 김씨를 구속기소했고 김씨는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다.

이교식 기양건설 전 상무가 2002년 5월 "이회창 씨 부인 한인옥 씨가 기양건설로부터 10억 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한 사건도 검찰로 넘어왔다.

이 사건도 특수부가 나서서 수사했지만 결국 이씨의 주장이 사실무근인 것으로 결론 났고, 이씨는 구속기소돼 유죄가 확정됐다. 그러나 이 사건은 대선 후인 2003년 5월에야 마무리돼 대선 직전까지 이후보 `공격거리'로 사용됐다.

이밖에 당시 민주당 의원인 설훈 씨가 "이회창 후보가 최규선 씨로부터 20만 달러를 받았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었다. 이 또한 검찰 특수부가 나서 수사했고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수사 마무리 시점은 역시 2003년 2월.

이 때문에 한나라당은 병풍과 기양건설 사건, 최규선 20만 달러 사건을 3대 정치공작으로 규정하고 강력히 반발했었다.

1997년 15대 대선 때는 신한국당이 김대중 국민회의 후보의 비자금 의혹을 제기했었다.

신한국당이 당시 수사를 요청했지만 김태정 당시 검찰총장은 국익과 형평성을 이유로 수사 유보 결정을 했고 김 후보는 결국 당선했다. 김 총장은 이후 김대중정부에서 법무장관에 발탁됐다.

◇ 닮은점ㆍ다른점 = 가장 많은 의혹을 사고 있는 인물이 현재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야당 인물이라는 점이 2002년과 비슷하다. 다만 2002년의 경우 이회창 후보가 한나라당 후보로 확정된 뒤 곳곳에서 의혹이 터져 나왔지만 이명박 전 시장의 경우 경선 단계서부터 의혹의 중심에 서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2002년 이 후보를 겨냥한 의혹의 핵심이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이었던 데 반해 올해 이 전 시장은 부동산 차명 보유 등 재산 관련 의혹이 대부분이라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검찰이 1997년에는 유력 주자에 대한 수사유보 결정을 내렸고, 2002년에는 수사를 하고도 마무리 시점이 석연치 않아 야당의 공세를 받은 점은 15대와 16대 대선 관련 수사의 차이점이다.

고소나 수사의뢰 주체도 이전 대선 수사에서는 통상 의혹을 제기했던 쪽이었지만 이번에는 의혹을 제기당한 쪽이라는 점도 다른 점으로 꼽을 수 있다.

대선 때마다 선거에 막대한 영향을 끼쳐온 검찰이 올해 수사는 어떤 식으로 진행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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