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김 씨는 “피고소인들이 명예훼손 피해에 대해 공개적으로 사과하거나 유사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한나라당에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면서 “그런 것들이 고소 취소의 전제조건이 될 것”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일단은 한나라당 지도부와 이 전 시장 캠프의 고소 취소 권유를 거부했지만 박근혜 전 대표 측의 사과 표명이 있다면 고소를 취소할 수도 있다는 여지를 두면서 고소 취소 압박의 부담을 박 전 대표 측으로 되넘긴 셈.
김 씨 측은 고소 취소 여부를 놓고 막판까지 고심했으며 이 때문에 기자회견 시간이 여러 차례 바뀌는 등 혼선을 빚었다.
김 변호사가 이날 낮 12시 30분경 “오후 2시에 서울중앙지검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할 때까지만 해도 이 전 시장 캠프의 권유를 받아들일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그러나 오후 1시 40분경 회견 시간을 20분 늦춰 달라고 했다가 잠시 후에는 회견을 아예 취소했다. 하지만 10여 분 뒤 김 변호사는 “3시에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알린 뒤 오후 2시 50분경 기자실을 찾아와 성명서를 낭독했다.
김 변호사는 “발표문 문구 수정 때문에 시간이 좀 걸렸다”고 해명했다. ‘이 전 시장과 상의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내가 알기로는 서로 대화가 없었다”고 말했다.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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