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이근영 전 대통령여론조사비서관이 손 전 지사 캠프에 합류한 것을 비롯해 윤훈렬 전 행사기획, 전기정 전 혁신기획비서관과 서양호 전 정무팀, 나종윤 전 국가안보보좌관실, 오재록 행사기획비서관실 행정관이 이미 손 전 지사의 캠프에 들어가 일하고 있다. 김용 전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은 손 전 지사의 사실상 대선 조직인 선진평화연대(선평련) 사무처에서 일하고 있다.
노 대통령이 “손 전 지사가 왜 범여권 대선주자냐. 범여권 주자에서 빼 달라”고 강조했던 것과는 달리 범여권 대선주자 진영 가운데 손 전 지사 캠프에 청와대 인사가 가장 많다는 얘기도 있다.
범여권 통합 논의에서 한발 비켜선 채 두 번째 ‘민생 대장정’에 나선 손 전 지시는 청와대 출신 인사들의 합류에 힘을 얻어 조용히 세(勢) 불리기에 열중하고 있다.
손 전 지사는 11일 강원 춘천시에서 열린 강원평화연대 출범식에 참석했다. 이로써 지금까지 결성된 선평련의 지역조직은 충북과 대전을 합쳐 3개. 22일까지 전국 16개 시도 전체에 지역조직을 출범시킨다는 전략이다.
손 전 지사 캠프에 사람들도 몰리고 있다.
손 전 지사의 10일 충북 청주시 방문 일정엔 충북에 지역구가 있는 열린우리당 홍재형 최고위원과 이시종 의원이 함께했다. 손 전 지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홍, 이 의원이) 공식적이지는 않지만 내 마음으로 느끼기에 고맙게 생각한다. 아주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이날엔 열린우리당의 오제세 의원이 지지 선언을 하고 특보단에 합류했다.
손 전 지사 측은 캠프에 합류할 범여권 의원이 최대 40명쯤 될 것이라고 말한다. 다만 합류 시기는 범여권 통합신당 창당이 어느 정도 가닥을 잡은 뒤로 전망했다.
범여권의 다른 대선주자들이 손 전 지사의 한나라당 탈당 전력을 문제 삼기 시작한 것도 손 전 지사의 세 불리기 행보를 의식한 견제구의 성격이 짙다. 자칫 범여권 진영에서 ‘손학규 대세론’이 확산될 가능성을 조기에 차단하려는 포석인 셈이다.
이해찬 전 국무총리는 10일 대구에서 “(나와 손 전 지사는) 같은 대학 나왔다는 것만 같고 살아온 길이 다르다”며 “손 전 지사는 한나라당에 10여 년 몸담았고 저는 이쪽에 있었다. 실제로 한 일이 다르고, 정책적으로도 전혀 다르다”고 각을 세웠다.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도 같은 날 대선 출마 선언식에서 “손 전 지사는 함께할 수 있지만 (그의) 정치 행태에 대해 경선 과정에서 언급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명숙 전 총리도 이미 “손 전 지사가 걸어온 길이 검증되리라 본다”고 밝힌 바 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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