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복을 빕니다]민복기 前대법원장

  • 입력 2007년 7월 14일 03시 01분


민복기(사진) 전 대법원장이 13일 오전 4시 17분 서울대병원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4세.

고인은 1913년 서울에서 태어나 1937년 고등문관시험 사법과에 합격하고 경성제국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1939년 경성지법 판사로 법조계에 입문했다.

광복 후인 1947년 검찰로 자리를 옮겨 법무부 검찰·법무국장, 차관, 대통령비서관, 서울지검장을 거친 뒤 1956년 검찰총장, 1963∼1966년 법무부 장관을 역임했다.

고인은 1968년부터 1978년까지 5, 6대 대법원장을 지낸 뒤 국정자문위원, 국토통일원 고문, 헌정제도연구위원장 등을 맡았다가 1987년부터 2002년까지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고문 변호사로 활동했다.

고인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사법부와 법무부, 검찰의 최고 요직을 두루 거친 고인은 2000년 서울대 법대 동창회로부터 ‘자랑스러운 서울법대인’으로 선정됐다. 1978년에는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기도 했다.

반면 1975년 고 우홍선 씨 등 ‘인민혁명당 재건위원회(인혁당재건위)’ 사건 관련자 8명에게 사형을 확정한 상고심에 재판관으로 참여한 전력이 있다. 이 8명은 올해 1월 재심을 통해 32년 만에 무죄 선고를 받았다. 대법원장 재직 시절인 1971년에는 시국 사건 재판에 대한 외압에 불만을 품은 판사 153명이 한꺼번에 사표를 낸 ‘1차 사법파동’을 겪기도 했다.

유족은 장남 경성 씨 등 2남 2녀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영안실 1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6일 오전 6시 30분, 장지는 국립대전현충원이다. 02-2072-2091∼2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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