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 대선주자를 상대로 정당 사상 처음으로 실시되는 이번 검증청문회는 경선전 종반 양 주자의 지지율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양측의 검증공방이 검찰수사로 비화되고 국가정보원의 '정치공작' 논란까지 불거진 상태에서 실시되는 이번 청문회가 검증 논란을 일단락 짓는 계기가 될지, 아니면 논란을 키우는 새로운 뇌관이 될지 주목된다.
이날 검증청문회는 송지헌 아나운서의 사회로 오전에는 박 전 대표, 오후에는 이 전 시장을 상대로 각각 3시간 동안 진행될 예정이며, 청문회 과정은 TV를 통해 생중계된다.
청문회에선 안강민 검증위원장과 이주호 검증위 간사 등 15명의 검증위원들이 그간 이, 박 후보와 관련해 접수된 제보내용과 언론에 보도된 각종 의혹 등에 대해 집중적인 질문을 벌이게 된다.
이 전 시장에 대해서는 맏형 상은 씨와 처남 김재정 씨가 소유한 '다스'와의 관계, 위장전입 및 부동산투기 의혹, 도곡동땅 실소유 여부를 둘러싼 차명재산 의혹, 옵셔널벤처스(BBK투자운용 후신) 주가조작사건 연루설 등에 질의의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박 전 대표에 대해서는 고 최태민 목사와의 관계를 비롯한 사생활, 영남대 강취 논란, 정수장학회 및 육영재단 운영 비리 의혹 등이 핵심 검증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청문회를 주도할 당 검증위원회(위원장 안강민)의 이주호 간사는 18일 "그동안 의혹이 제기됐던 부분에 대해선 대부분 질의를 한다고 보면 된다"면서 "특히 우리가 직접 발로 뛴 부분이 있고 각 후보측으로부터 자료를 받아 자체 분석한 것도 있는 만큼 그에 기반해 새로운 질문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명곤 조사단장은 "우리 조사단이 미국에까지 가서 검증에 필요한 자료를 가져오기도 하고 관계자들의 진술을 받아오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검증위는 이날 최종 대책회의를 갖고 예상 질문지와 청문회 운영방식 등을 꼼꼼히 점검하는 동시에 행사장에서 종합 리허설을 실시하는 등 막판 준비에 총력을 기울였다. 일각에서 우려하는 '면죄부 청문회'로 전락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검증위는 현재 양측에 미리 배부한 질문 300~400여 개 가운데 100개 정도를 최종 질문으로 추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측은 이번 청문회를 각각 "해명의 장으로 삼겠다", "역전의 계기로 삼겠다"는 결연한 각오를 내비치며 막바지 청문회 준비에 사력을 다했다.
특히 양측은 "박 전 대표에 대한 신상품(새로운 의혹) 출시장이 될 것이다"(李측), "진실이 드러나면서 이 전 시장 지지율이 하락할 일만 남았다"(朴측)고 각각 주장하며 팽팽한 기 싸움도 벌였다.
이 전 시장측 진수희 대변인은 "이번 청문회를 통해 이 전 시장에 관한 근거없는 의혹들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본다"면서 "청문회를 끝으로 소모적인 검증공방을 끝내고 당원과 대의원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정책 경쟁, 본선 비전 대결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측 김재원 대변인은 "근거없는 의혹제기에 대해 진솔하게 그리고 충분하게 설명해 국민에게 잔잔한 감동을 줄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이번 청문회에서 박 전 대표 관련 의혹이 말끔히 해소돼 지지율 역전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런 가운데 당 안팎에서는 지도부의 철저 검증 다짐에도 불구하고 결국 통과의례성 청문회가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안강민 검증위원장 스스로도 한계를 자인했다.
안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수사권이나 조사권이 없는 검증위에서 각종 의혹 사항을 규명해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에는 한계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실효성을 상당히 의심하고 있으며, 후보 청문회가 과연 필요한 가에 대한 의문을 많이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인명진 당 윤리위원장도 "대부분 언론에 나온 얘기다. 맥 빠진 청문회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면서 "준비는 상당히 많이 했으나 BBK사건의 경우 자금흐름 같은 게 굉장히 전문적인데 국민이 얼마나 알아들을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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