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포지티브 검증을 갈망했지만, 정작 청문회는 네거티브로 일관됐다. 새로운 내용을 밝히지도 못했다.
검증위원들의 질문은 세간에 회자되는 의혹을 망라하려 한 흔적이 역력했다. 재산 형성 과정, 차명 은폐 의혹, 병역 면제, 위장 전입 의혹 등이 핵심을 이뤘다. 그러나 이 후보는 명확히 해명하지 못했다.
이번 검증청문회의 질문은 지나치게 부드럽다는 인상을 줬다. ‘주문 제작형’인 것 같은 내용도 있었다.
검증위원들이 검증의 수단을 전혀 갖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것이 어렵다면 검증위원 인선에 양 진영 소속의원들이 포함됐어야 했지만, 이들을 배제해 긴장감 있는 청문회를 꾸리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청문회는 사회적 의혹과 쟁점을 수용해 열띤 토론으로 이어 가 한나라당의 자정(自淨) 가능성을 보여 줬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이종수 연세대 교수·행정학과
▼朴, 곤란한 질문에는 이리저리 답변 피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 대한 검증청문회는 각종 루머나 의혹을 나열하고 해명을 듣는 정도였다. 검증위원들은 최태민 목사와의 관계 등에 상당 시간을 할애했지만 대부분 그동안 언론을 통해 제기된 것이었고 새로운 내용은 없었다.
박 전 대표는 ‘단답형’으로 각종 의혹을 일축했다. 최 목사가 “(박 전 대표가) 자주 자문을 해 와 이에 응했다”고 말했다는 한 잡지 인터뷰 기사를 제시해도 박 전 대표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고, 추가 질문은 없었다.
박 전 대표로서는 미혼, 역사관, 영남대와 정수장학회 문제, 재단 이사장 급여와 소득세 문제 등에 대해 해명할 수 있는 기회였지만 곤란한 질문은 이리저리 피해 갔다.
다만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서 생계비 6억 원을 받았다는 사실을 솔직하게 시인한 것은 주목받을 만했다. 박 후보의 목소리 톤이나 얼굴 표정에 큰 변화가 없었듯이 싱거운 청문회였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정치외교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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