姜대표 “민생 살릴 정책 경쟁 나서라”

  • 입력 2007년 7월 27일 03시 00분


한나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명박 전 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간의 검증 공방이 잠시 수그러들었다.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는 각각 25일과 26일 자신들의 캠프에 “정치 공방을 전면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이 전 시장은 이날 부산시청에서 열린 기자회견 직후 “어젯밤 (인질 사태 관련) 심야 방송을 보고 즉각 캠프에 정치 공방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며 “저쪽(박 전 대표 측)에서 먼저 공격하더라도 절대 공방을 벌이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가능하면 경선 전까지 계속 공방을 하지 말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박 전 대표 측 이혜훈 대변인도 “박 전 대표가 정치 공방 중단을 지시했다”며 “세계 평화와 인류애 실현을 위해 헌신하신 고인의 명복을 빌며 아프가니스탄에 인질로 잡힌 우리 국민의 조속하고 안전한 귀환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양 캠프는 전날까지만 해도 거친 말들을 쏟아 내며 상대 후보 관련 의혹들을 집중 제기했다. 그러나 아프간 인질 사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어 공방을 자제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당 지도부도 양 경선 후보 캠프에 정치 공방 자제를 거듭 촉구했다.

강재섭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 회의에서 “양 캠프에서 제기하는 이슈들은 모두 당 검증위원회에서 다뤘던 사안으로 해명이 충분한지 아닌지는 언론과 유권자가 판단할 몫”이라며 “소모적 이전투구로 상대 후보 흠집 내기에 몰두하지 말고 민생을 살리는 공격적 정책 경쟁에 나서줄 것을 촉구한다”고 역설했다.

강 대표는 또 “TV 토론회는 당에서 결정한 대로 해야 한다”며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당을 사당(私黨)화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양측은 이날 오후 박 전 대표가 부산에서 열린 대선 경선 후보 합동연설회에서 “(이 전 시장처럼) 불안한 후보로는 안 된다”고 한 발언을 놓고 다시 감정싸움을 벌였다.

이 전 시장 캠프의 박형준 대변인은 “박 전 대표가 아침에는 정쟁 중지를 선언하고 오후 연설에서 다시 공격하고 나선 것은 당원과 국민을 실망시키는 일이었다”고 꼬집었다. 진수희 대변인도 “1위 후보를 끌어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박 전 대표의 모습은 보기에도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에 박 전 대표 캠프의 김재원 대변인은 “본선에서 집권세력의 거센 공세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야당 후보의 조건은 이를 견뎌낼 수 있는 ‘흠 없는 후보’여야 필승한다는 자격론을 말한 것”이라며 “이를 두고 이 전 시장 측이 상대를 비난했다고 공격을 퍼부은 데 대해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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