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살 확인 후 정부대응]숨가쁜 청와대, 숨죽인 외교부

  • 입력 2007년 7월 27일 03시 00분


아프가니스탄에서 납치된 한국인 23명 가운데 1명이 살해된 것으로 확인된 26일 청와대는 긴박하게 움직였다. 더는 희생자 없이 남은 인질들을 무사히 구해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면서 24시간 비상체제를 유지했다.

청와대는 이날 오후 5시 안보정책조정회의를 열어 현지 상황을 점검하고 대책을 논의했다. 그러나 천호선 대변인은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태와 관련해 어떤 의견이 오갔는지에 대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천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지나치게 시한에 얽매이면 (탈레반의) 전술에 말려들 수 있기 때문에 시한에 구속되지 않도록 다양한 경우를 염두에 두고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은 이날 저녁 기자들과 만나 “상황이 계속 바뀌기 때문에 한 번 강구한 수단을 계속 유지하기 어려울 수도 있어 탄력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송 장관은 피랍자들과의 직접 접촉 가능성에 대해서는 “많은 제약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정부는 이날 오전 11시 반 아프간 정부와의 협상을 위해 백종천 대통령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을 대통령 특사로 아프간에 급파했다. 오전 5시에는 안보정책조정회의를 열고 탈레반의 한국인 살해를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정부는 성명에서 “무고한 민간인들을 납치하고 인명을 해친 만행을 강력히 규탄하며 납치단체가 우리 국민을 희생시킨 데 대한 모든 책임을 면할 수 없을 것임을 밝혀 둔다”고 강조했다.

외교부도 이날 오전 5시 55분경 납치된 한국인 가운데 배형규 목사가 살해됐다는 사실만 공식 확인해 발표했다. 한때 피랍자 8명 석방설을 놓고 엇갈린 외신 보도에 대해서는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은 채 대책 마련에 고심했다. 외교부는 긴급회의를 열어 배 목사 살해로 석방 협상 전망이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아프간 정부와의 협력 과정이나 탈레반과의 접촉 경로에 문제가 없는지 검토 작업을 벌였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이상록 기자 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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