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빅2’ 간의 다툼이 한나라당에 유리했던 국가 경영능력과 미래비전의 대선 구도를 범여권에 유리한 도덕성과 역사 인식의 구도로 바꾸는 결과를 낳고 있다”며 “자칫 본선에서 범여권 후보가 어부지리(漁父之利)를 얻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정치컨설팅업체 ‘민기획’의 박성민 대표는 발제에서 “지난 총선 이후 국가 경영능력의 절대적 우세를 바탕으로 ‘집권세력이 무능하다’고 한 한나라당의 메시지에 유권자들은 반응해왔지만 올해 들어 검증 공방이 가열되면서 이번 대선은 다시 도덕성의 틀에 갇히게 됐다”고 분석했다.
박 대표는 “선거는 구도에서 승패의 70∼80%가 결정되는데 한나라당은 (검증 공방을 통해) 스스로 불리한 구도로 깊이 빠져들고 있다”며 “한나라당에 치명적인 역사 인식의 구도는 범여권의 모든 갈등을 순식간에 해소시켜 대통합의 강력한 동력을 제공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서울대 박효종 교수는 “이번 대선에서 경선 후유증은 심각할 것이며 분열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한나라당 내부가 새와 조개로 나뉘어 있는 상황에서 어부가 덕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을 깨우쳐 주는 역할을 중심모임이 맡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중심모임은 당 대선주자들이 참고할 수 있는 공약 등을 제시하기 위해 이날까지 세 차례 토론회를 열었으며 다음 달 8일에는 뉴라이트 관련 단체들과 함께 ‘한나라당 본선 필승전략’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한다. 3선인 맹형규 의원이 이끌고 있는 중심모임은 현역의원 10명, 당협위원장 11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다음 달 15일 전후 경선 후보 중 한 명을 지지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하지만 모임 일각에서는 경선 이후 후유증을 막아낼 완충지대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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