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적 현상으로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뒤늦게 대선 경선 레이스에 뛰어든 중도통합민주당 조순형 의원의 선전을 놓고 범여권이 술렁이고 있다.
조 의원은 20여 명에 이르는 범여권 대선 후보 중 가장 늦은 26일 출마 선언을 했지만 선언 즉시 각종 여론조사에서 범여권 후보 중 2, 3위를 차지하며 다크호스로 부상했다.
28일 본보-코리아리서치센터(KRC) 조사에서 조 의원은 ‘범여권 대선 후보 선호도’에서 손학규 전 경기지사(25.8%)-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6.9%)에 이어 5.9%로 3위를 차지했다. 그 뒤는 ‘친노무현 대통령계’인 이해찬 전 국무총리(5.1%),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4.9%), 한명숙 전 총리(3.9%) 순이었다.
또 28일 조선일보-TNS코리아 조사에서 ‘누가 범여권 대선 후보로 가장 좋으냐’는 질문에도 조 의원은 손 전 지사(22.0%)-정 전 의장(10.9%)에 이어 8.1%로 3위에 올랐다.
정치권에서는 의외의 현상으로 받아들이지만 조 의원의 선전은 지난주 출마 선언식에서부터 조금씩 점쳐졌다.
이날 여론조사 기관인 리얼미터가 발표한 범여권 대선후보 선호도에서 10.2%로 손 전 지사(35.3%)에 이어 2위를 차지한 것.
당시 정치권 일부에서는 “지지율 자체보다 1, 2위가 손 전 지사, 조 의원인 데 주목해야 한다. 향후 몇 차례의 여론조사에서 이 같은 현상이 계속 나타난다면 민심의 방향이 반(反)열린우리당임을 명확히 증명해 주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여론조사 시점이 출마 선언 1, 2일 후에 불과한 데다 그동안 언론 노출 빈도가 적었던 조 의원의 선전은 앞으로 범여권의 경선 판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정치권에서 제기되고 있다.
정치컨설팅업체 ‘민기획’의 박성민 대표는 “김대중 전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에 기대 경선을 치르려는 다른 후보들에 비해 김 전 대통령에게까지 쓴소리를 아끼지 않는 조 의원의 모습이 범여권 지지자들에게 새로운 모습으로 비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박 대표는 “이는 범여권의 통합신당(미래창조대통합민주신당)이 지지자들에게서도 큰 호응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열린우리당의 한 관계자는 “아직 미래창조대통합민주신당이 본격적으로 출범하지 않아 발생하는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라며 “신당이 출범하고 후보들의 경선 레이스가 시작되면 조 의원 효과는 미미한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