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순형 ‘미스터 다크호스’

  • 입력 2007년 7월 31일 02시 59분


중도통합민주당 조순형 의원이 2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대선 출마 선언식에서 연설을 하며 주먹을 쥐어 보이고 있다. 신원건 기자
중도통합민주당 조순형 의원이 2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대선 출마 선언식에서 연설을 하며 주먹을 쥐어 보이고 있다. 신원건 기자
“민심의 방향을 정확히 보여 주는 것이다.”

“일시적 현상으로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뒤늦게 대선 경선 레이스에 뛰어든 중도통합민주당 조순형 의원의 선전을 놓고 범여권이 술렁이고 있다.

조 의원은 20여 명에 이르는 범여권 대선 후보 중 가장 늦은 26일 출마 선언을 했지만 선언 즉시 각종 여론조사에서 범여권 후보 중 2, 3위를 차지하며 다크호스로 부상했다.

28일 본보-코리아리서치센터(KRC) 조사에서 조 의원은 ‘범여권 대선 후보 선호도’에서 손학규 전 경기지사(25.8%)-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6.9%)에 이어 5.9%로 3위를 차지했다. 그 뒤는 ‘친노무현 대통령계’인 이해찬 전 국무총리(5.1%),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4.9%), 한명숙 전 총리(3.9%) 순이었다.

또 28일 조선일보-TNS코리아 조사에서 ‘누가 범여권 대선 후보로 가장 좋으냐’는 질문에도 조 의원은 손 전 지사(22.0%)-정 전 의장(10.9%)에 이어 8.1%로 3위에 올랐다.

정치권에서는 의외의 현상으로 받아들이지만 조 의원의 선전은 지난주 출마 선언식에서부터 조금씩 점쳐졌다.

이날 여론조사 기관인 리얼미터가 발표한 범여권 대선후보 선호도에서 10.2%로 손 전 지사(35.3%)에 이어 2위를 차지한 것.

당시 정치권 일부에서는 “지지율 자체보다 1, 2위가 손 전 지사, 조 의원인 데 주목해야 한다. 향후 몇 차례의 여론조사에서 이 같은 현상이 계속 나타난다면 민심의 방향이 반(反)열린우리당임을 명확히 증명해 주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여론조사 시점이 출마 선언 1, 2일 후에 불과한 데다 그동안 언론 노출 빈도가 적었던 조 의원의 선전은 앞으로 범여권의 경선 판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정치권에서 제기되고 있다.

정치컨설팅업체 ‘민기획’의 박성민 대표는 “김대중 전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에 기대 경선을 치르려는 다른 후보들에 비해 김 전 대통령에게까지 쓴소리를 아끼지 않는 조 의원의 모습이 범여권 지지자들에게 새로운 모습으로 비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박 대표는 “이는 범여권의 통합신당(미래창조대통합민주신당)이 지지자들에게서도 큰 호응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열린우리당의 한 관계자는 “아직 미래창조대통합민주신당이 본격적으로 출범하지 않아 발생하는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라며 “신당이 출범하고 후보들의 경선 레이스가 시작되면 조 의원 효과는 미미한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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