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주인 바뀐 국회216호실

올해 초까지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실로 쓰이던 국회 216호실의 주인이 범여권의 이합집산에 따라 연이어 바뀌고 있다. 김동주 기자

범여권 대통합이라는 명분 아래 정당의 탄생과 소멸이 반복되면서 국회의사당의 한 사무실도 ‘주인’이 거듭해 바뀌는 기구한 운명을 맞고 있다.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청 216호실 문에는 ‘대통합민주신당 대표 비서실’이라고 쓰인 하얀 종이가 임시로 붙어 있었다. 국회의사당 본청의 정당용 사무실은 기본적으로 원내교섭단체 간의 협의에 의해 배분된다. 216호실에 이날 임시 명패가 붙은 이유는 민주신당이 아직 원내교섭단체 등록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216호실은 최근까지 중도통합민주당의 대표실이었다. 3일 중도통합민주당의 김한길 의원 등 중도개혁통합신당 출신 의원 19명이 탈당하면서 9석으로 줄어 원내교섭단체 자격을 상실한 중도통합민주당으로서는 216호실을 내줄 수밖에 없었던 것.

216호실은 올해 초까지는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실이었다. 그러다 김한길 의원 등 23명이 2월 6일 열린우리당을 탈당해 통합신당모임이라는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한 이후 216호실은 4월 초부터 통합신당모임의 원내대표실이 됐다.

5월 7일 통합신당모임이 중도개혁통합신당을 창당하면서 216호실은 중도개혁통합신당 대표실로 쓰이다 6월 27일 중도개혁통합신당과 민주당이 합당해 중도통합민주당을 창당한 뒤에는 중도통합민주당 대표실로 탈바꿈했다.

216호실의 문패가 올해 들어 7개월여 만에 4차례나 바뀐 것은 범여권의 무원칙한 이합집산의 실상을 대변해 준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