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10월 8일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조선노동당 총비서로 추대된 지 10년째 되는 날이다. 김 위원장은 국방위원장, 군 최고사령관과 함께 노동당 총비서를 겸하고 있다.
선군(先軍)정치 체제에서 명실상부한 최고 권력자를 의미하는 국방위원장 직함보다 격이 떨어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북한에서는 형식적으로 당이 권력의 핵심이다. 특히 올해는 북한이 별도의 의미를 부여하는 이른바 ‘꺾어지는 해’이기도 하다.
다음 날인 10월 9일은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한 지 1주년이 되는 날이다. 이날을 기해 “강성대국의 여명이 밝았다”고 주장해 온 북한에는 뜻 깊은 날이다.
하루 뒤인 10월 10일은 조선노동당 창건 62주년 기념일이다.
북한으로서는 수해 복구를 성공적으로 마친 뒤 이런 3개의 ‘빅 이벤트’ 직전에 남북 정상회담을 개최할 수 있게 된다.
대남 전략 측면에서 보면 10월 정상회담일은 대통령선거 76일 전으로 애초 정상회담 예정일인 8월 말에 비해 남한 대선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시점이다.
정상회담이 예정대로 열린다면 회담 10일 후 범여권의 대선 후보가 선출된다.
국제적으로는 6자회담 일정과 관련 있다. 9월 초·중순 북핵 6자 본회담이 열리고 이어 9월 말 6자 외교장관 회담이 마무리된 시점에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게 된다.
하태원 기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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