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후보 “정권교체 바라는 모든 세력과 손잡겠다”

  • 입력 2007년 8월 20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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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청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고 있다. 김미옥 기자
한나라당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청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고 있다. 김미옥 기자
“경선이 끝나면 박근혜 후보와 만나서 정권교체를 이야기하고 싶다. 오늘 하루는 옆에서 도와줬던 사람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조용히 오늘 이후의 일을 구상하겠다.”

19일 오전 7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서울 종로구청에서 한나라당 경선 투표를 마친 뒤 ‘좋은 꿈을 꿨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좋은 꿈은 12월 19일에 꿀 것”이라며 경선 승리를 자신했다.

이 전 시장은 18일 경선 전 마지막 기자회견과 19일 투표장에서 모두 경선 이후 ‘당의 화합’을 강조했다.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후보로서 ‘포용력’을 과시하기 위한 발언이었다.

이 전 시장은 투표장에서 “어렵고 긴 과정을 밟고 투표를 하니까 새삼 희망도 생긴다”며 “당원 동지에게 보답하기 위해 나라를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경선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으로 ‘정권의 개입’을 꼽으며 “이제는 정치가 삼류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아닷컴]

이 전 시장은 전날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연 기자회견에서도 “대통령 후보가 되면 경선 과정의 모든 어두운 기억을 지워버리고 대화합을 이룩하겠다”며 “박근혜 후보와도 힘을 합치겠다”고 ‘화합’을 강조했다.

그는 ‘경선 승리 시 박 전 대표에게 선거대책위원장을 제의할 것이냐’는 질문에 “정권교체를 위해 박 후보께서 선거를 총괄해 주시는 자리를 맡아주시면 더 고마울 수가 없다. 박 후보에게 진심으로 부탁을 드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이어 “당 바깥에서 한나라당의 집권을 바라는 모든 정치, 사회 세력과도 힘을 합치겠다. 잃어버린 10년, 특히 노무현 정부의 실정을 심판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한다면 누구와도 손을 잡겠다”며 경선 이후 ‘외연확대’의 의지도 밝혔다.

이 전 시장은 상대 후보의 네거티브에 대해서도 공격 수위를 낮췄다.

그는 “마음속으로는 해도 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은 안 할 수 없다”면서도 “그동안 많은 음해에 시달렸지만 더 단단해졌으며 더 잘하라는 격려로 생각하겠다. 비록 도덕군자처럼 살지는 못했지만 양심에 어긋나게, 도덕적으로 부끄럽게 살아오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처음 대통령 선거에 나오고자 결심했을 때나 지금 이 순간이나, 제 마음은 하나, 경제를 살리겠다는 것”이라며 “이번 경선은 대한민국의 경제를 살리느냐 죽이느냐, 운명을 결정하는 선거다. 될 사람을 압도적으로 확실하게 밀어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19일 이 전 시장 캠프 사무실 직원들은 서로에게 “수고했다”고 격려하며 여유롭게 승리를 확신하는 분위기였다.

장광근 캠프 대변인은 “10% 이상의 격차로 압승을 거둘 것으로 판단된다”며 “각종 공작과 네거티브 음해에도 변함없이 지지해 주신 의미를 새기겠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을 비롯해 김덕룡 공동선거대책위원장, 이재오 의원 등은 오전 일찍 투표를 마치고 캠프 사무실에서 그동안 도움을 줬던 지인에게 감사 전화를 하고, 선거 후의 상황을 구상했다.

박 전 대표 측이 “부산, 인천, 울산 등의 투표소에서 잇따라 이 전 시장을 지지하는 대의원이 휴대전화 카메라로 투표용지를 찍었다”는 비난에 대해 이 전 시장측은 “(박 전 대표 측이) 경선 결과에 불복할 빌미로 사용하려는 것 아니냐”며 비판하기도 했다.

캠프는 투표율이 예상보다 높게 나오자 이 전 시장을 지지하는 당원과 대의원, 젊은 층의 투표가 적극적으로 이뤄졌다며 반기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호남 지역 투표율이 다른 지역보다 낮자 아쉬워하기도 했다.

박희태 선거대책위원장을 비롯해 각 지역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은 각자 지역구에 내려가 대의원, 당원을 중심으로 한 지지자들의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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