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전사들=박 전 대표의 끈질긴 구애를 물리치고 이 후보 캠프의 선대위원장을 맡아 선대본부를 이끌어온 박희태 의원은 ‘부드러운 카리스마’와 탁월한 조정력을 통해 당의 비주류와 외인부대로 이뤄진 캠프를 큰 갈등 없이 매끄럽게 이끌어왔다. 박 위원장은 특히 박 전 대표 진영의 네거티브 공격에 대한 대응방안을 놓고 캠프 내의 의견이 엇갈릴 때 중심을 잡으며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덕룡 선대위원장은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직후인 7월 23일 수도권과 호남권 당협위원장 10여 명과 함께 캠프에 합류해 호남권 득표전을 유리하게 주도했다.
이재오 최고위원은 이 후보의 서울시장 선거 때 선대위원장을 맡은 뒤 이 후보가 이날 후보로 확정될 때까지 사실상 캠프의 좌장 역할을 하며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에 ‘다걸기’를 해온 투사 중의 투사.
경선 사흘 전부터는 캠프에 갖다놓은 야전침대에서 숙식을 해결하면서 “박 전 대표 측의 막판 음해를 하늘이 두 쪽 나도 막아야 한다”며 독려했다. 결과적으로는 지난해 7·11 전당대회 대표 경선에서 강재섭 대표를 도와준 박 전 대표에게 ‘복수전’을 펼친 셈이 됐다.
이상득 부의장은 음지에서 동생을 위해 후견인 역할을 하며 온몸을 바쳐 헌신하면서도 절대 공을 드러내지 않는 ‘대인’의 기질을 발휘해 캠프 전체를 추슬렀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인정받는 인품과 친화력으로 박희태 김덕룡 공동선대위원장과 3선 이상 중진과 당 원로, 진로를 고민하던 원내외 당협위원장들을 끌어온 일등공신이다. 특히 이 전 시장이 기독교 신자여서 취약한 분야로 지적돼온 불교계를 끌어들이기 위해 쉬지 않고 전국 주요 사찰을 찾아다니며 이 전 시장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의 ‘복심’으로 불려온 정두언 의원은 캠프에서 기획본부장을 맡아 캠프의 종합 상황을 챙겨왔다. 이 후보의 서울시장 선거 캠프에서 후보 비서실장을 맡았고, 정무부시장을 거쳐 16대 총선에서 당선됐다.
이 밖에 캠프 내 소장파의 대표격이면서도 원하지 않던 대변인직을 기꺼이 맡아 캠프의 입노릇을 하며 실력과 자질을 보여준 박형준 의원과 진수희 의원, 장광근 전 의원도 빼놓을 수 없는 공신이다.
법조인 출신이면서 불교계 인사들과의 폭넓은 인맥을 활용해 이 후보의 ‘부족한 2%’를 메워준 주호영 의원과 ‘30대 젊은 피’의 이성권 의원은 각각 비서실장과 수행실장으로 이 후보를 보좌했다.
조직을 총괄 책임진 이방호 조직위원장, 율사 출신의 정종복 대외협력위원회 본부장, 이 후보의 텃밭인 서울을 사수한 공성진 서울시선대위원장도 외부에 드러나지 않으면서 캠프 견인의 한 축을 담당했다.
외곽조직을 책임지면서 이번 승리의 일등공신으로 떠오른 박영준 전 서울시 국장, 서울시 정무부시장 출신인 정태근 인터넷본부장, 이춘식 조직본부장은 이 후보의 ‘서울시 출신 친위대’로 불린다. 권택기 기획단장은 당내 대표적인 소장파 전략가로, 박 전 대표도 영입을 위해 두 차례나 따로 만나는 등 공을 들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부 검사 출신의 오세경, 은진수 법률지원단장은 이 후보에 대한 집요한 검증 공세를 방어해낸 주역들이다.
전국시도지사협의회 사무총장을 맡아 이 후보와 인연을 맺은 백성운 종합행정실장은 캠프의 살림살이를 맡고 있다.
정책 브레인으로는 이 후보 캠프의 정책 두뇌 역할을 해온 곽승준 고려대 교수가 캠프의 정책기획단장을 맡아 실무에서 맹활약을 했다. 유우익 서울대 교수는 국제정책연구원(GSI)을, 백용호 이화여대 교수는 바른정책연구원(BPI)을 맡아온 이 후보의 10년 지기. 또 이 후보의 서울시장 후반기 때 서울시정개발연구원장을 맡은 강만수 전 재경원 차관은 정책 코디네이터 역할을 했다.
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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