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수교 협상 당시 중국측 실무협상단의 일원이었던 장팅옌(張庭延) 초대 주한 중국대사는 '한중 수교 15주년'을 앞두고 스제신원(世界新聞)보에 게재한 3편의 특별기고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한중 수교 협상은 중국도 보안을 유지했지만 한국은 더욱 비밀에 부쳤다는 것이다.
중국 언론은 한중 수교 15주년(24일)을 3일 앞둔 21일 장 전 대사의 특별기고문을 일제히 요약해 보도했다.
한중 수교 협상의 단초는 1991년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노태우 당시 대통령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제3차 장관급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을 방문한 첸지천(錢其琛) 당시 중국 외교부장을 접견하고 한중 수교의 희망을 피력했다는 것.
수교시기를 저울질하던 중국은 이듬해 4월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이사회 제48차 회의에 이상옥 당시 외교장관을 초청했다. 첸 중국 외교부장은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이 장관을 만나 관계개선에 합의했고 5월부터 본격 협상이 시작됐다.
중국 언론은 당시 한국 측 협상단 대표였던 권병현 초대 주중 한국대사가 "수교협상을 위해 '부친이 병이 났다'며 사직서를 냈고 출장 때는 아내에게도 (목적지를) 비밀로 해 부인이 여름옷과 겨울옷을 모두 챙겨줬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중 협상을 눈치 챈 대만은 한중 수교 이틀 전인 1992년 8월 22일 먼저 한국과의 단교를 선언했다.
베이징=하종대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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