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자부, 4만여명에 ‘한나라 비난’ e메일 무차별 발송

  • 입력 2007년 8월 30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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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자원부가 10월로 예정된 제2차 남북 정상회담을 홍보하고 한나라당을 비난하는 내용의 e메일(사진)을 수만 명에게 보내 물의를 빚고 있다.

이 e메일은 경제 부처인 산자부 본연의 업무와 관계가 없고 e메일 수신에 동의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발송돼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산자부는 최근 ‘제2차 남북 정상회담 소식’이라는 제목의 e메일을 산자부의 ‘정책 고객’ 4만여 명에게 보낸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발신자가 ‘산업자원부’인 이 e메일은 청와대브리핑 사이트의 ‘한나라당은 먼저 국가의 미래부터 생각하라: 정상회담 연기하라는 ‘철없는 주장’에 대해’라는 제목의 글로 자동 연결된다.

청와대는 이 글에서 “한나라당은 아예 정상회담을 차기 정부로 넘기자고 주장하고 있다”며 “이는 아직 선거도 치르지 않은 상태에서 현직 대통령의 권한을 좌지우지하고 국가체계를 무시하는 오만하기 이를 데 없는 발상이며 참으로 무책임하고 철없는 주장”이라고 비난했다.

이 e메일을 받은 중소 무역회사 경영자 A 씨는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을 어기고 이런 ‘쓰레기 메일’을 보내는 것이 산자부 업무와 무슨 관계가 있느냐”면서 “국민 세금이 이런 곳에 쓰이는 현실이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산자부 측은 “얼마 전 정상회담 실무준비기획단 회의에서 각 부처가 정상회담의 취지에 대해 대(對)국민 홍보를 하자는 얘기가 나왔는데 이를 실무진에 전달하는 과정에서 오해가 생긴 것 같다”면서 “특정 정당을 공격하려는 정치적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산자부가 이번에 보낸 e메일은 수신에 동의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다수 뿌려진 것으로 밝혀졌다.

현 정부는 2004년 ‘정책 고객’으로 선정한 각계 인사에게 정책 정보로 e메일을 보내는 정책고객서비스(PCRM)를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부처가 수신 동의도 받지 않고 e메일을 발송하다 항의를 받기도 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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