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재 전 비서관 ‘수뢰사건’ 연루…임기말 측근비리 터지나

  • 입력 2007년 8월 30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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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양균 의혹 이어 또… 레임덕 시작인가” 전전긍긍

“임기 말 측근 비리가 터지기 시작한 것 같다.”

정윤재 전 대통령의전비서관이 정상곤 전 부산국세청장 수뢰 사건에 연루된 사실이 밝혀지면서 청와대가 크게 술렁이고 있다. 정 전 비서관은 노무현(사진) 대통령을 20년 넘게 지근거리에서 보좌해 온 ‘386’ 측근 중 한 명이다.

이와 함께 노 대통령의 각별한 신임을 받고 있는 변양균 대통령정책실장은 신정아 씨의 ‘가짜 학위’ 파문을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청와대는 그동안 ‘임기 말 측근 비리는 결코 없을 것’이라고 자신해 왔다. 청와대 인사들은 “임기 초반 측근들의 구속으로 인해 노 대통령은 역설적으로 임기 말에 외교, 남북 문제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역대 대통령의 임기 말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을 것이다”라고 말해 왔다.

집권 초반인 2003년 8월∼2004년 5월 불법 대선자금 수사를 통해 측근인 안희정, 최도술, 여택수 씨 등이 구속됐다.

노 대통령은 5월 8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정부 내부의 레임덕은 별로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청와대 내부에서는 이번 사건이 ‘레임덕(임기 말 권력누수)의 신호탄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 전 비서관이 문제의 자리를 주선하고 뇌물 수수 사건의 현장에 있었다는 검찰의 ‘적극적인’ 수사 브리핑은 임기 말이라서 한 것 아니냐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정보 유출 등 공직사회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국가정보원 내부 문건이 야당에 노출되고 ‘경부운하 보고서’ 등 정부 문건도 흘러나왔다.

이런 맥락에서 무슨 사건이 발생하면 ‘사실이 아니다’라고 발뺌부터 하고 보는 청와대의 태도에 대해 못마땅해하는 기류가 감지된다.

정 전 비서관 사건이 본보의 단독 보도로 알려지자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청와대는 몰랐다”고 했다. 정 전 비서관에 대해 자체 조사할 계획이 있는지를 묻자 천 대변인은 “그만둔 사람의 일을 청와대가 다시 끄집어내 조사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도덕성 문제에 대해서는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엿새째 침묵하고 있는 변 실장 문제에 대해서도 천 대변인은 “변 실장이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라며 “대상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가 변 실장 관련 첩보를 5주 전에 받아 봤다고 말한 데 대해서도 “처음 듣는 얘기다”라고 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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