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 3인의 행보 득표율 합계 34%… 단일화해도 경쟁력 미지수
만약 이해찬 전 총리(14.37%)가 유시민 전 장관(10.14%)과 후보 단일화를 한다고 가정해 지지율을 단순 합산하면 손 전 지사나 정 전 의장의 지지율과 비슷해지며, 한 전 총리(9.42%)의 지지율까지 합치면 앞선다.
친노 후보 세 명 중 순위가 가장 높은 이 전 총리는 자신을 중심으로 단일화를 하자고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유 전 장관은 전국 순회 유세 및 투표 결과를 보면서 단일화 논의를 하자는 자세다.
한 전 총리는 5위이긴 하지만 예비경선을 통과하면서 힘을 얻게 됐다는 게 당내의 분석이다. 한 전 총리는 “본경선이 본격 시작되기 전에 여론조사 결과 등을 기준으로 단일화를 하자”는 주장을 펴고 있다.
그러나 세 사람 사이에 쉽게 의견 통일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일부 친노 후보 진영에서 단일화 효과를 의심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친노 후보 지지자들의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후보 단일화를 한다고 해도 표가 모아질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것이다. 또 노 대통령에 대한 여론조사 지지율이 너무 낮기 때문에 친노 후보 단일화를 한다고 해서 손 전 지사나 정 전 장관을 누를 수 있는 힘이 축적되긴 힘들지 않으냐는 우려도 있다.
유 전 장관은 3일 기자간담회에서 노 대통령이 손 전 지사를 돕는 사람들을 비판한 데 대해 “지지율이 낮은 대통령의 비판을 받는 후보가 낙마하는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유 전 장관이 2위나 3위를 기대했으나 4위를 한 이유에 대해 여론조사 대상자 1명이 1, 2순위로 2명의 지지후보를 선택하는 예비경선 방식에서 2순위 표를 거의 얻지 못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친노 후보 지지자들 중 1순위로 유 전 장관을 선택한 사람들 대부분은 2순위로 이 전 총리나 한 전 총리를 지지했는데, 1순위로 이 전 총리나 한 전 총리를 선택한 사람들 중 2순위로 유 전 장관을 찍은 사람들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민심의 孫-당심의 鄭 득표율 0.29%P차… 경선룰이 승부 관건
孫‘여론조사 중심으로’ vs 鄭‘선거인단 중심’
이번 컷오프에서 손 전 지사는 일반 유권자 2400명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에서 정 전 의장을 앞섰다. 반면 정 전 의장은 당원 등 선거인단 4714명에 대한 여론조사에서 손 전 지사를 눌렀다. 손 전 지사와 정 전 의장의 일반 여론조사 득표수는 각각 2460표와 2274.03표였고, 선거인단 여론조사 득표수는 각각 2207표와 2339표였다.
일반 유권자와 선거인단 여론조사를 합친 결과 손 전 지사(24.75%)가 앞섰지만 정 전 의장(24.46%)과의 격차는 0.29%포인트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손 전 지사가 기대했던 ‘손학규 대세론’을 밀어붙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손 전 지사는 대세론의 바람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의원 영입 등 세 불리기에 진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정 전 의장은 ‘범여권 적자(嫡子)론’을 강조하면서 손 전 지사 측보다 강점이 있는 당내 조직 기반을 더욱 강화해 대세론 확산을 차단할 방침이다.
손 전 지사 측 선대본부 부본부장인 김부겸 의원은 5일 기자간담회에서 “전 국민을 상대로 한 정확한 여론조사가 후보 선출 과정에 반영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내 조직 기반이 탄탄하더라도 일반 유권자의 호응을 많이 받지 못하는 후보로는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압도적 격차로 범여권 후보들을 앞서고 있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이길 수 없다는 게 손 전 지사 측 논리다.
이에 대해 정 전 의장 측은 공식적으로 의견을 밝히지는 않고 있지만 선거인단을 300만 명까지 늘린다는 당의 목표가 달성될 경우 굳이 일반 여론조사를 할 필요가 있느냐는 주장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
또 양측은 세 확산을 위해 이번 예비경선에서 탈락한 추미애 전 의원을 끌어들이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양측은 추 전 의원에게 영입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안팎에선 추 전 의원이 여성이고 한나라당 텃밭인 영남지역 출신이라는 점이 양측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추 전 의원은 열린우리당에 참여하지 않고 민주당적을 유지하다가 대통합민주신당으로 옮겨 왔다.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영상취재 : 정영준 동아닷컴 기자
추미애 등 탈락자 영입 세확산 경쟁도 불붙어
▲ 촬영: 김동주 동아일보 사진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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